K리그1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은 그동안 조현우가 독식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조현우가 팀의 부진과 맞물려 주춤한 사이 송범근, 김동준, 황인재 등 대항마들이 수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은 그동안 조현우(34·울산 HD)가 독식했다. 그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이 부문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자들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올해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이 7위로 주춤하는 사이 조현우의 경기력도 종전만 못하다. 20일 현재 조현우의 성적은 21경기 28실점으로 이름값을 고려할 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축구통계전문 ‘비프로일레븐’에 따르면 조현우의 올해 선방률은 69.2%로 10경기 이상 출전한 골키퍼 13명 중 9위다. 평점 역시 6.92로 김동헌(김천 상무·현 인천 유나이티드), 김동준(제주 SK·이상 7.04), 송범근(전북 현대·7.02),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6.93)에 이은 5위에 그쳤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켜온 K리그1 최강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이 기간 조현우는 선방률(74.5%)과 평점(6.92) 모두 1위를 달렸다. 그가 흔들리는 사이 K리그1 베스트11 골키퍼 부문 수상 판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애초 조현우의 강력한 대항마는 이창근이었다. 지난 2년간 조현우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친 그는 올해도 25경기 28실점을 기록하며 높은 선방률(75.2%·2위)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10일 수원FC전에서 손이 골대에 부딪혀 골절상을 입었다. 약 3개월동안 결장이 불가피하다.
이창근이 자리를 비우면서 수상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 중 2년간의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올해 국내에 복귀한 송범근의 기세가 매섭다. 송범근은 올해 26경기 20실점으로 전북의 선두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선방률(78.0%·1위)도 리그 최고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전북의 우승을 이끌고도 조현우에 밀렸던 아쉬움을 올해는 풀겠다는 각오다.
김동준과 황인재도 복병으로 꼽힌다. 김동준은 23경기 28실점, 선방률 74.5%(3위)로 맹활약하고 있다. 수년째 좋은 활약을 펼친 까닭에 제주 구단은 지난해 9월 그에게 5년의 재계약을 안기기도 했다. 황인재 역시 23경기 23실점, 선방률 73.3%(6위)로 선전했다. 지난해 후반기 부진으로 윤평국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지만 올해 좋은 활약으로 주전 장갑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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