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부천)=신희재 기자 | “큰 키에도 불구하고 유연하고 노련하게 플레이한다. 은퇴 선수 제외하면 최근엔 이런 유형의 선수를 못 본 것 같다.”
최윤아(40) 인천 신한은행 감독이 전체 1순위로 이가현(18·수피아여고)을 뽑은 배경이다.
이가현은 20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지원자 40명 중 1순위로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모교 후배들의 환호성과 함께 단상에 오른 이가현은 최윤아 감독에게 유니폼, 꽃다발, 인형을 건네받은 뒤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최윤아 감독은 “포워드로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한다”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큰 신장(180cm), 윙스팬 그리고 넓은 어깨다”라고 치켜세웠다. 이가현은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한 분들을 차례대로 언급한 뒤 “이 자리에 온 것만으로도 꿈만 같다”면서 “팀에 빨리 적응해 도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수피아여고 이가현은 올해 드래프트에서 온양여고 가드 이원정과 함께 유력한 1순위 후보로 꼽혔다. 둘은 지난달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19세 이하(U-19) 여자농구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며 한국이 9위를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행사 직후 인터뷰실에서 취재진을 만난 최윤아 감독은 “원래 이가현과 이원정을 보고 있었다. 두 선수가 이번 드래프트 최대어라 생각했다”면서 “부산 BNK와 우리 중 누가 먼저냐에 따라 뽑는 선수가 달라질 거라 생각했다. 1순위를 뽑았을 때 이가현에 무게를 뒀고, 트라이아웃을 보면서 좀 더 확신을 가졌다. 마지막엔 고민 없이 지명했다”고 말했다.
최윤아 감독은 이가현을 좀처럼 본 적 없는 유형이라 극찬했다. 그는 “큰 키에도 유연하면서 노련하게 플레이하는 선수가 한국에 있었나 싶다”며 “은퇴 선수 중엔 있겠지만, 최근엔 이런 선수를 못 봤던 것 같다. 우리 팀에도 없어서 더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포워드와 센터를 오가는 이가현은 신한은행에서 포워드로 나설 전망이다. 최윤아 감독은 “프로는 몸싸움이 심해 준비해야 할 점이 많다. 이가현은 파워가 약해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면서도 “큰 키에도 자세가 높지 않고 기본기가 잘 됐다. 슛도 좋고, 수비도 영리하게 해서 마음에 든다”고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는 주전급 선수들이 쏟아졌던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인 선수층이 약하다는 시선이 많았다. 전체 1순위를 뽑은 신한은행이 벌써 드래프트 승자로 평가받는 이유다. 최윤아 감독은 “이가현과 이원정을 뽑은 팀들은 어느 정도 만족할 것이다”라면서도 “어쨌든 신인 드래프트 순위는 앞으로 선수가 얼마나 노력하고, 팀에서 얼마나 선수를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1순위를 뽑은 게 부담되면서도 동기부여가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