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의 갑작스러운 난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홍민기는 당분간 2군에서 투구 밸런스 조정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12차전에 앞서 외야수 윤동희, 투수 홍민기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내야수 나승엽, 투수 최준용이 등록돼 두 사람이 빠진 빈 자리를 채웠다.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는 갑자기 제구가 안 되는 상태다. 윤동희는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타격이나 뛰는 게 (100%로) 안 된다. 나승엽이 퓨처스리그에서 괜찮다고 해서 엔트리를 바꾸게 됐다. 최준용도 몸 상태가 괜찮다”고 말했다.
2001년생인 홍민기는 2020년 대전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였다. 다만 작년까지 제구 문제로 1군에서 기회를 받기 어려웠다.
홍민기는 2025시즌 유망주 껍질을 조금씩 깨뜨리기 시작했다. 전반기 10경기(2선발)에 나와 20이닝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1.35로 무시무시한 피칭을 보여줬다. 150km/h 초중반대 강속구를 앞세워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피칭이 일품이었다.
홍민기는 2025시즌을 선발투수로 빌드업하는 과정이 없었던 탓에 당장 긴 이닝 소화는 쉽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대신 홍민기의 구위가 타자를 압도하는 날카로움을 갖춘 만큼 후반기 불펜 필승조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홍민기는 후반기 시작 후 15경기에서 12이닝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00으로 주춤했다.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16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5경기 연속 1이닝 무실점으로 상승세를 탔지만, 17일 삼성전부터 ⅓이닝 1볼넷 1실점으로 갑자기 영점이 크게 어긋나기 시작했다.
홍민기는 지난 19일 LG전에서도 롯데가 0-3으로 뒤진 7회말 2사 후 투입됐지만 신민재에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의 투구 밸런스가 크게 흔들린다고 판단, 곧바로 투수 교체를 단행한 뒤 이튿날 1군 엔트리 말소를 결정했다.
김태형 감독은 입장에서는 홍민기의 예상치 못한 부진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홍민기가 후반기 필승조에서 제 몫을 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가운데 뒷문이 다소 헐거워진 상태로 최소 열흘의 시간을 보내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는 일단 2군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본인이 (던지면서) 느낌이 이상한 것 같아 보였다”며 “(8월 17일) 삼성전 첫 타자부터 그러더니 전날도 그랬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롯데는 홍민기가 1군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최준용의 등록으로 최준용-정철원-김원중까지 필승조 운영에는 큰 무리가 없는 상태다. 최준용은 지난 6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경미한 어깨 통증을 호소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열흘 만에 다시 복귀했다.
김태형 감독은 “최준용이 어깨가 조금 좋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왔다”며 “최준용이 올라온 것보다 홍민기가 2군으로 내려간 게 크다. 홍민기가 조금 많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또 “(제구 불안은) 홍민기가 항상 가지고 있었던 거다. 홍민가 올해는 제구력이 좋아졌고, 1군에서 정말 자리를 잡는 것처럼 보였는데 갑자기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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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