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비나, 두산에너빌리티서 HD한국조선해양 품으로…’2900억 ‘윈·윈 딜’ 

두산비나, 두산에너빌리티서 HD한국조선해양 품으로…’2900억 ‘윈·윈 딜’ 

두산에너빌리티가 베트남 현지 법인 ‘두산비나(Doosan Vina)’를 HD한국조선해양에 넘긴다. 거래금액은 약 2900억원. 두산은 소형모듈원전(SMR)·가스터빈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자금을 집중하고,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 핵심 기자재 생산 기지를 손에 넣는다. 이번 거래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선택과 집중, HD한국조선해양의 공급망 확보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두산비나 전경 [사진=HD한국조선해양]

▲두산에너빌리티, “비핵심 자산 매각 → SMR·가스터빈 투자”

20일 두산에너빌리티는 공시를 통해 두산비나 지분 100%를 HD한국조선해양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미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 상장으로 15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 매각대금 2900억원까지 합쳐 총 4400억원 규모의 투자재원을 마련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확보한 자금을 전액 SMR, 가스터빈 등 급성장 핵심사업 설비 확충에 투입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확대, 전기화 확산, 탄소감축 압력이 높아지면서 원전·가스터빈 등 친환경 발전설비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매각으로 ‘비핵심 자산 매각→핵심 사업 집중’ 전략을 분명히 한 셈이다.

HD현대베트남조선 야드 전경 [사진=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친환경 기자재 생산능력 강화”

인수 측인 HD한국조선해양은 두산비나를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친환경 선박 기자재 거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두산비나는 2006년 설립돼 발전용 보일러, 석유화학설비, 항만 크레인을 생산해왔다. 앞으로는 LNG추진선·LPG운반선·암모니아운반선·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에 들어가는 독립형 탱크 제작 기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정부의 지원도 뒷받침돼 가능했다”며 “친환경 기자재 생산능력이 확충된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박 라인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강화로 독립형 탱크 수요는 늘고 있어, HD 입장에서는 공급망 안정성과 사업 다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다.

미 와이오밍주(州) 테라파워 소형모듈원자로(SMR) 발전소 조감도.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두산 선택과 집중, HD 확장…맞물린 ‘이해’

이번 거래는 두산이 비핵심 해외 자산을 정리해 미래 에너지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동시에, HD한국조선해양이 친환경 선박 기자재 시장에서 우위를 다지는 전략이 교차한 결과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베트남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오몬4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하는 등 현지 에너지 프로젝트 참여를 이어가며, “베트남 사업은 본사 차원에서 지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면 HD한국조선해양은 아시아 내 항만 크레인 사업 거점으로 두산비나를 활용해 선박 기자재 수직계열화를 강화할 수 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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