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최근 3시즌 동안 상대 타율 0.359.
이 정도면 KIA 타이거즈 팬들에게는 오타니급 존재감이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조수행이 또다시 KIA 타이거즈를 울렸다. 조수행은 KIA를 상대로 압도적인 상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엔 8회 만루 기회에서 승부를 뒤집는 결승타를 때렸다.
두산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전을 치러 4-2로 승리했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오명진(1루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양의지(지명타자)~안재석(유격수)~박준순(3루수)~김민석(좌익수)~김기연(포수)~이유찬(2루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KIA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과 상대했다. 두산 선발 투수는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선 제환유였다.
두산은 1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최형우에게 희생 뜬공을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다.
두산은 선발 투수 제환유가 추가 실점을 억제하면서 한 점 차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제환유가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뒤 불펜진에게 공을 넘겼다. 두산도 KIA 선발 투수 네일에게 꽁 막혔지만,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두산은 8회말 선두타자 대타 강승호의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1사 1루 상황에서 양의지가 바뀐 투수 전상현의 초구를 노려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렸다. 안재석의 자동 고의4구로 이어진 1사 만루 기회에서 대타 김인태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동점을 이끌었다.
류현진의 헛스윙 삼진으로 2사 만루 기회가 이어진 가운데 조수행이 타석에 들어섰다. 조수행은 전상현의 4구째 144km/h 속구를 노려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4-1 역전에 성공한 두산은 9회초 마운드에 김정우를 올렸다. 김정우는 2사 뒤 김태군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마지막 타자 김호령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데뷔 첫 세이브 달성과 함께 주말 시리즈 스윕 승을 확정했다.
경기 뒤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오늘도 믿기 힘든 집중력을 보여줬다.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엔트리에 든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한 마음으로 뭉쳐 승리를 땄다”며 “8회 대타 김인태가 풀카운트에서 잘 떨어진 변화구를 커트한 것이 결국 밀어내기 볼넷으로 이어졌다. 조수행도 2사 후 자신 있는 스윙으로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라고 기뻐했다.
결승타를 때린 조수행은 “2아웃 만루라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긴장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적극적으로 치자고 마음먹었고, 준비를 계속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 (류)현준이가 앞에서 끝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내 차례가 올 거라 믿었다. 타석에서 할 수 있다고 스스로 주문을 계속 외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초반에는 변화구를 생각했는데, 1스트라이크 2볼이 되고 만루 상황이라 빠른 공을 대비해야겠다고 판단했다. 그게 맞아떨어졌다. 너무 오랜만에 그런 순간이 와서 신인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정말 떨리면서도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두산은 이번 주간 4연승을 내달리면서 상승세를 탔다. 팀 분위기에 대해 조수행은 “확실히 계속 역전승을 거두니까 다음 날 경기에도 영향을 준다. 대체 선발이었던 (제)환유가 너무 잘 던져줘서 타자들도 힘을 냈다”며 “감독대행님도 끝까지 끈끈하게 가자고 주문했고, 주장 (양)의지 형도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준다. 그래서 팀 전체가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조수행은 KIA전 강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조수행은 올 시즌 KIA전 타율 0.321(28타수 9안타)를 기록 중이다. LG 트윈스전(타율 0.385) 다음으로 좋은 상대 타격 전적이다. 조수행은 최근 세 시즌 KIA 상대전적에선 무려 타율 0.359(103타수 37안타) 12타점, 15도루, 1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조수행은 “솔직히 KIA전에서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계속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자꾸 나오더라. KIA 팬들께서 나를 무섭다고, 싫다고 해주시는 것도 감사하다. 그만큼 나를 위력적인 선수로 봐준다는 뜻이라 좋게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끝으로 조수행은 “선발로 못 나가더라도 주어진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기회가 오면 어떤 상황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겠다”며 “최근 대주자로서 견제를 많이 받는 건 선수로서는 힘든 일이지만, 나를 그만큼 경계한다는 의미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