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소나타16]국화도 : 웰빙섬

[한반도소나타16]국화도 : 웰빙섬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시인/영화감독 우호태                          

호새: (바다를 바라보며) 가슴이 울렁울렁해요. 저 수평선… 끝이 보이지 않네요.

돈키: 수평선은 늘 그리움을 낳는 법이지. 호새야, 시 한 편 읊어보겠니?

호새: 네, 화성시 서편 끝자락에 있는 작은 섬…
<국화도>
란 시에요.

<국화도>

어서와

사는 게 무겁지…

그래도, 웃어야지

노을처럼 마음을 뉘어봐

몸 부수는 파도소리

들릴 거야

갈매기도 속울음 울고 있잖아

아득히 긴 세월이나

들고나는 저 검푸른 멍마저

바람에 씻긴 작은 몸뚱이마저

아침햇살에 눈이 부셔

불러도 손짓해도

뱃길 떠나는 섬색시 마냥

점점이 멀어 가는데

해당화 필 무렵 돌아오려나

눈꽃송이 날리면 오시려나

네 생각에 가끔은… 눈물 날 거야

온 세상이 깜깜해도

네 안에 등대가 되어

나, 여기서… 널 기다릴 거야

돌아봐주련…

딱, 한 번

한 번만 불러 볼게

내 사랑…

그대…

국화도여!  

………….. 졸저
<화성소나타3>
, 2015년 9월

 

호새: (숨을 고르며) …어때요?

돈키: 호새야, 네 목소리에 바람이 묻어 있네.

아마 그 섬이, 네 마음을 다 들었을 거다. 

 노을 속에 섬 그림자가 길어지고, 그 길 위로 물결이 네 그리움의 그 자리까지 데려다줄 거야. 그때, 섬색시는 파도 치맛자락을 사려 너를 향해 천천히 돌아올 거다.

나도… 그 섬에 가보고 싶구나.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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