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환 기자) 광주FC는 최근 몇 년 동안 모종의 이유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이른바 ‘스텝 업’ 하는 사례가 유독 많은 팀이다.
사령탑 이정효 감독부터 성장을 외치는 광주에서는 매 시즌 반드시 스텝업하는 선수가 나온다. K리그2에서 활약하는 선수였으나 국가대표급 미드필더로 성장한 이순민과 정호연이 대표적이고, 이번 시즌 주장 완장을 찬 이강현과 지난 5월 입대한 박태준도 광주에서 발전한 선수들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이다.
최근 성장이라는 키워드와 잘 어울리는 선수는 바로 신창무다. 1992년생으로 32세, 생일이 지나면 33세가 되는 베테랑으로 불릴 만한 나이의 선수이지만, 신창무는 이정효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확실하게 성장했다.
커리어 대부분을 대구FC에서 보낸 신창무는 상주 상무와 강원FC에서 뛰던 시절까지 합쳐도 K리그1에서 20경기 이상을 소화한 적이 단 한 시즌(2018시즌)에 불과하다. 광주에 입단한 이후에도 2023시즌 9경기, 2024시즌 14경기 출전에 그친 그다.
17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홈 경기는 신창무의 이번 시즌 13번째 경기였다. 앞으로 2경기만 더 출전하면 광주에서 단일 시즌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다. 올시즌 출전 시간(753분)은 이미 2023시즌(148분)과 2024시즌의 출전 시간(454분)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신창무는 광주와 대전의 경기에서 광주의 쌍두마차 외인 헤이스, 아사니와 함께 가장 눈에 띄는 선수였다. 헤이스와 투톱으로 출전했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위치를 가리지 않고 제 역할을 곧잘 수행하는 신창무의 능력은 광주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신창무가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월 김천 상무전에 이어 6월1일 열린 대구전에서 약 2개월 반 만에 짧게 출전했고, 이후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갔다. 최근 치른 전북 현대~포항 스틸러스~대전하나시티즌을 상대한 3연전에는 모두 선발 출전해 꽤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광주는 신창무가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대전전에 4경기 동안 이어지던 무승을 끊어냈다. 신창무는 공격포인트르 올리지는 못했으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광주의 마지막 리그 승리는 6월28일 FC안양전이었고, 마지막 홈 승리는 5월5일 김천전이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신창무는 “오랜만에 홈에서 이길 수 있어서 좋았다. 대전을 상대로 아쉬운 결과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승점 3점을 가져와서 홈 팬분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최근 출전 시간이 늘었다는 말을 꺼내자 신창무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수비부터 열심히 하기 위해 많이 준비하고 있다. 그런 점들을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계속 출전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고, 그만큼 많이 뛰니까 요즘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창무는 출전 기록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개인의 출전 기록보다는 팀을 위해 최대한 많이 뛰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는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큼 뛰고 싶다”며 “이제 나이가 적지 않다. 베테랑이라면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해 뛰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번 시즌 광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선수가 신창무 본인이라는 이야기에 신창무도 공감했다. 주변에서 연락이 올 정도로 최근 컨디션이 좋다는 게 신창무의 이야기다.
신창무는 “어떤 선배가 우스갯소리로 ‘내가 본 네 모습 중에 최근이 가장 몸이 좋은 것 같다’고 말하더라”라며 “나이가 적지 않은데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게 기쁘다. 그만큼 나를 위해 노력해 주는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몸을 잘 유지해서 스스로는 물론 후배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창무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가족 외에도 더 있었다.
신창무는 “팀에 녹아드는 데 시간이 꽤 걸린 것 같다. 사실 나는 언제나 정해진 것, 남이 가르쳐주는 것만 열심히 했다”며 “지금은 팀에 잘 녹아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누가 내 자리에서 뛰든지 (감독님의) 전술을 따라갈 수 있도록 배운다. 감독님이 시키시는 걸 열심히 하니 퍼포먼스가 올라온 것 같다”고 했다.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자 신창무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나도 광주에서 3년 차를 보내고 있는데, 이제야 감독님의 스타일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생겼다”면서 “젊은 선수들이 나처럼 헤매지 않고 더 빨리 이것을 받아들이고 팀에 녹아든다면 더욱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신창무가 바라보고 있는 목표는 코리아컵 결승 진출과 우승 도전,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 확보였다. 또한 신창무는 개인적으로 리그 5골 5도움 이상의 기록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에 코리아컵에서 울산HD에 져서 결승에 올라가지 못했는데, 지금 큰 산을 하나 넘었기 때문에 코리아컵에서 욕심을 내고 있다. K리그에서도 선두 말고는 다 해볼 만한 승점 차이다. 우리도 오늘 이겼고, 앞으로 2~3경기만 더 잘해도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아직 기회가 있으니 그 기회를 살려서 ACL에도 출전하고, 코리아컵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5개의 골, 그리고 5개의 도움을 올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광주,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