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가 3일 연속 불펜이 무너지면서 충격적인 3연패에 빠졌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1군에서 말소 뒤 임시 마무리 역할을 맡을 전상현마저 자멸하면서 KIA 불펜에 빨간불이 켜졌다.
KIA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을 치러 2-4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진 KIA는 시즌 53승53패4무로 같은 날 승리한 KT 위즈, NC 다이노스와 공동 5위를 허용했다.
KIA는 이번 주말 시리즈 모두 불펜 방화로 경기 후반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에선 5-4로 앞선 9회말 2사 2루 위기에서 정해영의 폭투와 포수 송구 실책으로 동점 허용 뒤 11회말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에선 3-2로 앞선 9회말 정해영이 1사 만루 위기를 내준 뒤 바뀐 투수 조상우가 끝내기 2루타를 맞아 또 역전패를 맛봤다.
정해영의 부진이 이어지자 KIA 이범호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 감독은 17일 1군 엔트리에서 정해영을 뺐다.
이 감독은 “(정해영 선수가) 몸에 이상은 없다고 하는데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더 열정을 가지고 책임감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인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열흘 정도 쉬게 하면서 팀 경기를 밖에서 지켜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 과정을 통해 다시 열정이 생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마무리 투수는 팀에서 가장 좋은 투수다. 그런 선수를 엔트리에서 빼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승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전날에도 구속이 141~142km/h 정도밖에 안 나왔고, 만루를 허용하는 과정에서 이길 수 있는 경기 흐름이 끊겼다. 마무리 투수라면 보직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을 더 가지고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덧붙였다.
이 감독은 정해영 대신 9회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을 선수로 전상현을 선택했다. 만약 전상현의 9회 등판이 어렵다면 집단 마무리 체제가 가동된다.
이 감독은 “우선은 전상현 선수를 마무리로 쓸 것이다. 다만 8회에 중심 타선이 걸리면 전상현 선수를 먼저 투입하고, 9회는 조상우, 성영탁, 한재승 등을 활용해 집단 마무리로 갈 수 있다. 젊은 투수들에게는 어려운 상황을 경험할 좋은 기회다. 올라가서 본인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 경기를 지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다음 기회가 온다”고 바라봤다
이 감독의 바람과 달리 KIA는 정해영이 없는 첫날부터 또 불펜진 방화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KIA는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1-0으로 앞선 8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전상현을 조기에 투입했다.
전상현은 첫 타자 양의지와 상대해 초구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곧바로 1사 2, 3루 위기에 처했다. 후속타자 안재석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낸 가운데 전상현은 1사 만루 위기에서 대타 김인태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동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고개를 숙였다.
전상현은 류현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전상현은 후속타자 조수행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끝내 역전까지 허용했다. 이후 상대 2루 도루 시도 때 포수 악송구까지 나와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KIA는 9회초 2사 뒤 김태군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점수 차를 좁혔지만, 그대로 쓰라린 패배를 떠안았다.
KIA는 기존 마무리 투수와 셋업맨인 정해영과 조상우가 모두 부진에 빠졌다. 그나마 기존 필승조에서 유일한 믿을 맨이었던 전상현마저 무너지자 도저히 불펜 붕괴 대책이 보이지 않을 지경까지 왔다. 과연 KIA 벤치가 총체적 난국을 풀어갈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