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네, 생활 루틴도 화장품도 딱히 바꾼 게 없는데 피부에 뭐가 이렇게 나지?” 지난 몇 달간 에디터가 마음에 품은 의문이다. 피부 두께가 얇고 예민한 터라 화장품을 바꾸거나 했을 때 피부가 한 번씩 뒤집어지는 건 ‘그러려니’하는데, 이유도 없이(물론 요 근래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긴 했다) 얼굴 위에서 뾰루지가 각개전투를 펼치니 미칠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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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표면에 바르는 화장품을 바꾼 게 없으니 결국은 피부 속의 문제라는 건데, 스트레스를 줄일 수 없으니 차선책으로 찾은 방법이 요즘 유행하는 올리브유와 레몬즙 조합! 평소 주변에서 아침 공복에 올리브유를 먹으면 좋다는 얘기를 많이들 했지만 비위가 약한 터라 오일을 먹는다는 상상만으로 ‘웩’스러워서 시도하지 않았는데,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은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아야 하는 상태였다.
미지근한 물 한 잔과 ABC 주스, 물에 소금 한 꼬집을 먹은 다음 무염 버터 섭취 등 우리들의 아침 공복 루틴은 늘 새로운 주자를 맞이하기에 바쁜데, 그중에서도 올리브유는 오랜 시간 ‘포디움’을 지켜온 강자 중의 강자다. 올리브유 중에서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에는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올레산(Oleic Acid)이 풍부하고, 강력한 항산화제인 폴리페놀을 함유해 염증성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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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강력한 항산화제이자 면역 강화 성분인 비타민 C와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간에서 담즙 분비를 유도해 지방 분해를 원활하게 만드는 구연산을 풍부하게 함유한 레몬은 그야말로 아침부터 소화 스위치를 탁 켜주는 일등공신. 그렇다면 작은 샷 글라스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1:1 비율로 섞어 공복에 마시는 것만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야기하자면 우선 비타민 A, D, E, K 등의 지용성 비타민과 식물성 폴리페놀은 기름과 함께 먹을 때 흡수율이 높아지는 만큼, 두 재료가 만나면 수용성과 지용성 항산화제 스위치가 동시에 켜지며 산화 스트레스에 대한 체내 방어력이 훨씬 높아진다. 구연산과 올레산은 간에서 지방 대사와 해독을 돕는 효소 활성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에 지방 소화와 노폐물 배출에 도움을 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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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얘기는 이쯤하고 에디터의 리얼한 썰을 풀자면, 첫날엔 소주잔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5ml씩 타서 꿀꺽하고 삼켰더니, 끝 맛이 오일이 아닌 레몬 향이라 생각보다 거북하지는 않았지만 살짝 속 쓰림이 느껴졌다. 찾아보니 위가 예민하다면 레몬즙의 양을 줄이라고 했는데, 말 그대로 양도 줄이고,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섞는 등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본 결과 개인적으로 레몬즙의 양을 많이 줄였을 때보다 올리브유를 먼저 탄 다음 레몬즙을 넣고 마시니 속 쓰림이 한결 덜했다(개인차 있음).
평소 야식을 먹은 직후에 자도 다음날 더부룩하지 않을 정도로 소화 기능이 좋고,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상황도 아닌 터라 그저 ‘원인 모를 피부 뾰루지만 그만 나길!’ 염원하는 마음으로 이 공복 루틴을 지킨 지 어언 한 달이 훌쩍 넘은 지금, 피부 결이 매끄러워졌다거나 모공이 줄었다는 둥 말도 안 되는 극적 효과는 당연히 없었지만 산발적으로 피어나던 뾰루지는 신기할 정도로 그 빈도수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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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올해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새로 받아봐야겠다 싶을 정도로 일주일에 한 번씩 아침부터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재채기가 나오곤 했는데, 이게 웬걸.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이 루틴을 지키고 3주 차가 지나고부터 매주 한 번씩 찾아오던 알레르기 반응이 잠잠하다. 매일 가는 회사와 집 루틴도, 집 청소 상태도 모두 그대로인데 말이다. 이쯤이면 정말 올리브유와 레몬즙 조합, 미친(POSITIVE) 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