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타율 4할과 OPS(출루율+장타율) 10할이 실화인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대타가 바로 두산 베어스에 있다. 바로 두산 외야수 김인태다. 김인태가 9회말 대타로 출전해 데뷔 첫 끝내기 안타로 팀 3연승을 이끌었다.
두산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을 치러 4-3으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두산은 주말 위닝시리즈 조기 확보와 함께 시즌 48승59패5무로 리그 9위를 유지했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오명진(2루수)~박준순(3루수)~양의지(포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안재석(지명타자)~강승호(1루수)~김민석(좌익수)~박계범(유격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KIA 선발 투수 이의리와 상대했다. 두산 선발 투수는 최승용이었다.
두산은 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의 3루타와 오명진의 2루수 땅볼 타점으로 선취점을 가져갔다. 4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선 케이브의 1타점 우전 적시타가 터졌다.
두산은 선발 투수 최승용이 2이닝 투구 만에 손톱 깨짐 부상으로 자진 강판하는 악재와 마주쳤다. 하지만, 3회초부터 마운드에 올라가 1군 데뷔전을 치른 윤태호의 4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기를 잡았다.
두산은 2-1로 앞선 9회초 마무리 투수 김택연을 올렸다. 3연투에 나선 김택연은 1사 뒤 패트릭 위즈덤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아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이어 김태군에게 역전 적시 2루타까지 허용했다.
전날 연장 11회 끝내기 승리를 거둔 두산의 뒷심은 대단했다. 두산은 9회말 1사 뒤 김기연의 우전 안타와 케이브의 볼넷, 그리고 안재석의 중전 안타로 상대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두산 벤치는 강승호 타석에서 대타 김인태를 기용했다. 김인태는 바뀐 투수 조상우의 2구째 147km/h 투심 패스트볼을 노려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타점 끝내기 적시 2루타를 때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인태의 데뷔 첫 끝내기 안타였다.
김인태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대타 타석 출전 기회를 얻은 선수다. 김인태는 올 시즌 45타석을 대타로 소화해 타율 0.400, 14안타, 1홈런, 10타점, 8볼넷, 출루율 0.533, 장타율 0.629, OPS 1.162라는 믿기지 않는 숫자를 선보였다.
김인태는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정신이 없었다. (김)택연이를 믿고 있었는데 홈런을 맞을 줄은 몰랐다. 동점이 되자마자 뒤에 내가 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불펜에서 좋은 투수들이 나오니까 빠른 공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초구가 볼이 되면서 더 자신 있게 빠른 공을 노렸고, 타구가 안 휘길래 들어가겠다 싶었는데 딱 들어가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데뷔 첫 끝내기 소감을 전했다.
대타로서 더 강한 비결에 대해서는 본인도 고개를 갸웃했다. 김인태는 “항상 대타로 준비할 때 불펜에 누가 있는지도 확인한다. 오늘도 어차피 두 번째 투수가 무조건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비가 돼 있었다”며 “그런데 대타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나도 신기하다. 준비는 똑같이 하는데 뒤쪽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 그래도 팀에 도움이 된다면 어떻게든 기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탄 팀 분위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김인태는 “원래 뒷심이 강한 팀이다. 지금 순위가 아쉽게 처져 있지만, 이런 좋은 모습이 계속 나오면 점점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뛰면서 경험을 쌓고 있고, 그 과정에서 (강)승호와 (박)계범이, 그리고 나 같은 중간 세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을 받고 있다. 우리도 그걸 의식하면서 더 노력하다 보니 시너지가 생긴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이어 “최근 경기를 보면 쉽게 지는 경기가 없었다. 끝까지 한 점 차 싸움으로 가는 경기가 많았다. 좋은 팀은 많이 이겨야 하지만 쉽게 지지 않는 팀도 강팀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릴 때 보던 두산의 색깔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인태는 지난해 오재원 대리 처방 사건에 휘말려 시즌을 통째로 날린 뒤 올 시즌을 준비해야 했던 아쉬움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인태는 “지난해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알게 모르게 더 노력했던 부분이 있고, 그게 이제 조금씩 나오고 있는 듯싶다. 초반부터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장단점이 드러날 것이고, 거기에 맞춰 내년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