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투수 윤태호가 1군 데뷔전에서 4이닝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이는 베어스 구단 데뷔전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윤태호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3회초 구원 등판해 4이닝 55구 1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두산은 선발 마운드에 최승용을 올렸다. 최승용은 1회초와 2회초 실점 없이 순항하면서 쾌투를 이어갔다. 하지만, 두산은 3회초 갑자기 마운드 위에 윤태호를 올렸다.
최승용이 왼손 검지 손톱 깨짐 증상으로 빠진 까닭이었다. 게다가 선발 포수 양의지도 서혜부 통증으로 교체됐다.
2022년 신인 2차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데뷔한 윤태호는 이날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갑작스럽게 올라간 마운드였지만, 윤태호는 3회초를 삼자범퇴로 마치면서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다.
윤태호는 4회초 1사 뒤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최형우와 10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윤태호는 위즈덤을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매조졌다.
두산이 4회말 케이브의 1타점 적시타로 2-0 리드를 잡은 가운데 윤태호는 5회초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윤태호는 오선우를 3구 삼진으로 잡은 뒤 김태군을 병살타로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윤태호는 6회초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7회초 시작 전 최원준에게 공을 넘겼다. 윤태호는 베어스 역대 세 번째 1군 데뷔전 4이닝 무실점 기록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장호연(1983년 4월 2일 잠실 MBC전 선발 등판 9이닝 무실점)과 박노준(1986년 3월 29일 무등 해태전 구원 8⅓이닝 무실점)이었다.
윤태호는 데뷔전 쾌투와 함께 데뷔전 승리 투수까지 노렸다.
두산은 9회초 마무리 투수 김택연이 위즈덤에게 쓰라린 동점 솔로 홈런을 맞은 뒤 김태군에게 역전 적시 2루타까지 내줬다.
반격에 나선 두산은 9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대타 김인태의 2타점 끝내기 적시 2루타로 짜릿한 역전승을 맛봤다.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이틀 연속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김인태가 배팅 카운트에서 자신의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않고 멋진 결승타를 날렸다”며 “윤태호의 배짱 있는 투구도 칭찬하고 싶다. 포수 사인에 고개 한번 흔들지 않고 과감히 던지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마운드 운용에 큰 힘이 될 것 같다”라고 기뻐했다.
데뷔전을 마친 윤태호도 “2회말부터 몸을 풀고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데뷔전에 임했다. 1이닝만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타자마다 ‘이기자’고 생각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준비 상황이 갑작스럽지는 않았다. 충분히 풀고 올라갔다. 오히려 그 덕분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데뷔 승리 무산은 괜찮다. (김)택연이도 열심히 던졌으니까 잘못이 없다. 4이닝 무실점으로도 만족한다”라고 의연한 면모를 보였다.
이어 “(베어스 역대 3호 기록에 대해) 생각지도 못했다. 쟁쟁한 선배님들 이름 옆에 내 이름이 더해질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 앞으로도 좋은 기록들 많이 쌓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윤태호는 상대 타선이 자신을 잘 모르기에 더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윤태호는 이날 최고 구속 153km/h 속구(30개)와 슬라이더(21개), 커브(4개)를 섞어 KIA 타선을 압도했다.
윤태호는 “상대 팀에 내 데이터가 없어서 잘 모른다고 생각해 더 공격적으로 내 강점인 속구를 활용했다. 오늘 올해 최고 구속이 나왔다”며 “데뷔전이라는 긴장감 덕분에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더해지면서 더 좋은 결과가 있었다. 솔직히 마운드 위에서 토하는 줄 알았다(웃음). 만원 관중의 함성을 처음 들어보는데 짜릿했다. 자주 듣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윤태호는 SSG 랜더스 투수 윤태현과 쌍둥이 형제 관계로 유명하다. 윤태호는 “쌍둥이 형이 일찍 1군 데뷔하는 걸 보면서 많이 부러웠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은 내가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쌍둥이 형은 4이닝 무실점을 못 해봤으니까(웃음)”라며 “나중에 맞대결을 해도 내가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