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광화문 광장에서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를 주제로 한 ‘국민임명식’에서 국민대표 80명에게 임명장을 수여 받았다.
이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임명장을 건네받아 한없이 영광스럽고, 한없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향해 성큼성큼 직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는 이 대통령이 조기 대선 직후 곧바로 취임하며 별도의 취임식을 갖지 못해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72일만에 정식 취임식 대신 ‘국민임명식’의 형식을 취해 ‘국민주권 정부’를 부각하고 내란을 이겨낸 ‘국민이 주인되는 민주주의 정권’임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했다.
하지만 이날 대통령실이 ‘국민통합’ 차원에서 초청한 국민의힘, 개혁신당,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보수진영의 불참으로 ‘반쪽 국민임명식’이 되었다.
이국종, 계엄저지 부부 등 국민대표 80명 임명장 전달…3500여명 일반 국민 참석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및 이재용·최태원 등 재계 총수도 참석
15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국민 임명식이 열렸다. 대통령 취임 후 72일 만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일(6월 4일) 국회에서 취임 선서식을 했지만 조기 대선으로 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느라 별도의 취임식을 열지 않았다.
이에 국민들이 이 대통령을 직접 임명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행사에는 경제·문화·정치계 주요 인사들과 사전 신청을 한 일반 국민 등 35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 종단 대표, 정치 경제 노동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경제6단체장들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흰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행사장에 들어섰다. 흰색 넥타이는 ‘백지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며 새로이 시작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날 취임식은 사전 선발된 국민대표단 80명이 이 대통령에게 ‘빛의 임명장’을 전달하는 장면으로 연출됐다. 80명은 광복 이후 민주주의, 경제성장, 과학기술, 문화 등에서 성과를 거둔 이들과 평범한 시민으로 구성됐다. 국민대표단에는 고(故) 방정환 선생의 후손 나영의·김영숙씨, 박항서 축구 감독, 이세돌 바둑 기사, 계엄 당시 장갑차를 가로막았던 부부, 국내 최초 자연 임신으로 다섯 쌍둥이를 낳은 부부 등도 포함됐다.
이들은 무대에 마련된 대형 큐브에 직접 작성한 ‘빛의 임명장’을 순서대로 올려 놓았다.
광복군 독립운동가의 아들 목장균씨, 중증 외상 전문의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인공지능(AI) 기업 대표 이연수 NC AI 대표, 칸국제영화제 학생 부문에서 한국 최초로 1등상을 수상한 허가영 감독 등 4명은 이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서 임명장을 거치했다.
이 대통령이 마지막 임명장을 거치하자 큐브에 불이 들어오며 빛의 임명장이 완성됐다.
임명장 전달 전후로는 풍물패와 무용단, 치어리딩 공연, 드론쇼 등이 실시됐고, 가수 이은미와 이승환의 공연도 펼쳐졌다.
이명박·박근혜·국힘·개혁신당 등 보수진영 대거 불참…’반쪽’ 셀프 대관식으로 위상 전락
한편, 이날 국민 임명식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고(故)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배우자도 초청됐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당 지도부도 광복절 특별사면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등이 포함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번 행사에 불참했다.
이에 ‘국민통합’ 취지로 마련된 광복절 국민임명식이었지만, ‘반쪽’짜리 ‘셀프 대관식’으로 위상이 전락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이 대통령이 자신에게 국민임명식 참석을 요청했으나 거절한 사실을 공개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독립유공자와 순국선열 후손들을 위에 병풍처럼 세워놓고 자기 국민임명식이라고 대관식하는 자리로 만들어놓고 오라는 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李대통령, 국민들께 드리는 편지 “국정운영 중심에 국민…충직한 일꾼으로 직진”
이날 임명장을 수여 받은 이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지금까지 그랬듯 ‘국민주권 정부’는 국정 운영의 철학과 비전의 중심에 언제나 국력의 원천인 국민을 두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빼앗긴 국민주권의 빛을 되찾은 80주년 광복절,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임명장을 건네받아 한없이 영광스럽고 또 한없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 모두에게 절박한 공통의 목표는 분명하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자 꿈과 희망이 넘치는 ‘국민 행복 시대’를 열어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독립과 호국의 전장에서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여러분, 이역만리 타국에서 흘린 땀으로 근대화를 일궈낸 여러분 덕분에 세계 10위 경제 강국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며 “4·19혁명부터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을 거쳐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에 이르기까지 나라에 국난이 닥칠 때마다 가장 밝은 것을 손에 쥔 채 어둠을 물리친 여러분이 있었기에 피로 일군 민주주의가 다시 숨을 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산이 여덟 번 바뀌는 기나긴 세월 동안 대한민국에는 고난과 시련이 좀처럼 멈출 줄 몰랐지만 우리 국민은 언제나 굳건히 일어났다”며 “위대한 80년 현대사가 증명하듯 대한민국 국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역경은 전례 없이 험준하지만, 우리가 이겨낸 수많은 위기에 비하면 극복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라며 “하나 된 힘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더 영광스러운 조국을 더 빛나게 물려주자”고 당부했다.
이어 “21대 대통령 이재명은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나가겠다”며 “위대한 우리 대한국민께서 다시 세워 주신 나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임명된 것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이 자랑스러움을 국민의 기쁨과 행복으로 반드시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의 ‘국민께 드리는 편지’ 전문]
빼앗긴 국민주권의 빛을 되찾은 80주년 광복절,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임명장을 건네받아
한없이 영광스럽고, 또 한없이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난 겨울 광장을 뜨겁게 수놓은 오색 빛 외침이 그랬던 것처럼
오늘 이 자리에 5,200만 국민 저마다의 희망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각각의 꿈이 미래를 향해 유난히 반짝거리고 있지만,
우리 모두에게 절박한 공통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자,
꿈과 희망이 넘치는 ‘국민 행복 시대’를 열어 달라는 것입니다.
80년 전 1945년 8월 15일, 희망의 함성과 함께 태어난 ‘광복둥이’가
조국의 성장을 온몸으로 지켜본 팔십 어르신이 되어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십니다.
1950년 전쟁의 포화를 겪으며
‘흥남 철수 수송선’에서 태어난 소중한 생명들이
어느새 일흔네 살의 백발이 되어,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강한 나라 대한민국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독립과 호국의 전장에서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여러분,
이역만리 타국에서 흘린 땀으로 근대화를 일궈낸 여러분 덕분에
세계 10위 경제 강국 대한민국이 존재합니다.
4.19혁명부터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을 거쳐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에 이르기까지,
나라에 국난이 닥칠 때마다 가장 밝은 것을 손에 쥔 채
어둠을 물리친 여러분이 있었기에
피로 일군 민주주의가 다시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강산이 여덟 번 바뀌는 기나긴 세월 동안
우리 대한민국에는 고난과 시련이 좀처럼 멈출 줄 몰랐지만,
우리 국민은 언제나 굳건히 일어났습니다.
과거를 지켜냈고, 현재를 구했으며, 미래를 열어 갈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삶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현대사 그 자체입니다.
우리의 피, 땀, 눈물이 닿았던 그 많은 자리들마다
평화와 인권, 자유와 연대의 새 생명들이 솟아났고
칠흑 같은 절망과 위기를 변화와 기회의 역사로 바꿔냈습니다.
위대한 80년 현대사가 증명하듯
대한민국 국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듯 ‘국민주권 정부’는
국정 운영의 철학과 비전의 중심에
언제나 국력의 원천인 국민을 둘 것입니다.
국민의 역량이 곧 나라의 역량입니다.
국민이 잘 사는 것이 대한민국이 잘 사는 길입니다.
국민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는 일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5,200만 국민 한 명 한 명이 행복한 만큼 국력이 커지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대한민국,
우리가 상상하고, 꿈꿀 그 모든 미래의 중심에
위대한 대한국민들이 계실 것입니다.
정든 학교가 없어지지 않겠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바람,
우리 마을이 아이들로 넘쳐나면 좋겠다는 어르신들의 소망,
이 모든 국민의 간절한 소망을 무겁게 받아안고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전쟁 없이 걱정 없이 살고 싶다는
파주 대성동 ‘자유의 마을’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은 있어선 안 된다는 참사 유가족들의 눈물을 씻어내고,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로 피어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높은 문화의 힘’을 갈망하던 선열들의 벅찬 꿈은,
이 자리에 오신 문화인들과 스포츠 꿈나무들의 땀과 노력이 있기에
이제 더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 꿈에 날개를 달아 드리겠습니다.
도전에 응전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낼 우리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성장하여 세계 시장을 무대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학기술인들이
오직 혁신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역경은 전례 없이 험난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이겨낸 수많은 역경들에 비하면 결코 이겨내지 못할 난관이 아닙니다.
하나된 힘으로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고
더 영광스러운 조국을 더 빛나게 반드시 물려줍시다.
지금 이 자리에서 국민으로부터 임명받은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 이재명은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향해
힘껏 성큼성큼 걸어 나가겠습니다.
위대한 우리 대한국민께서 다시 세워 주신 나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임명된 것이 한없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자랑스러움을 국민의 기쁨과 행복으로 반드시 돌려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