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폭우가 잇따른 이상 기후가 서민 밥상 물가를 흔들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밥상에서 ‘밥도둑’이라 불리는 국민 반찬 가격이 무려 42.9%나 급등하며,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 연합뉴스
앞서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7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25.75(2020년=100)로 전년 같은 달 대비 3.5%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3.6%)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2.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밥상 물가’라 불리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까지 2%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여름, 지난해에 이어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농수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졌고,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까지 겹치며 지난 두 달 연속 3%대 중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어류 및 수산물’ 부문이 7.2% 오르며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는 2023년 7월(7.5%)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오징어채가 전년 대비 42.9%나 뛰었고, 조기는 13.4%, 고등어는 12.6% 올랐다. 이 가운데 오징어채는 김과 함께 한국인의 대표적인 ‘밥도둑’ 반찬으로 꼽히는 만큼, 체감 가격 상승이 유독 크게 다가온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수산물뿐 아니라 곡물류 가격도 크게 올랐다. ‘빵 및 곡물’ 부문은 전년 대비 6.6% 올라 2023년 9월(6.9%)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쌀은 7.6% 상승해 2024년 3월(7.7%) 이후 1년 4개월 만에 다시 7%대에 진입했고, 라면 역시 3개월 연속 6%대 상승률(6.5%)을 유지했다.
비주류 음료 부문에서는 커피·차 및 코코아 가격이 13.5% 치솟았다. 생수·청량음료·과일주스 및 채소주스 가격도 3.4%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여기에 교통비 부담까지 더해졌다. 지난달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1.4%로, 6월(1.2%)보다 확대됐다. 특히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이 1400원에서 1550원으로 150원 인상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1% 이하로 안정세를 보였으나, 3월 1.4%로 오르며 변동 폭이 커졌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름철 폭염과 폭우로 인한 먹거리 물가 불안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기후 변화로 이런 상황이 더 잦아지고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단기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수급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이상 기후에 대응할 구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밥상 위 ‘밥도둑’의 가격이 이렇게까지 치솟은 것은 단순히 한 철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 변화, 공급망 불안,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 식탁에서 빠지는 메뉴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장기적인 물가 안정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런 ‘쟁여놨어야 했다’는 후회가 더 잦아질 전망이다.
오징어채가 ‘밥도둑’으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그 특유의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 때문이다. 잘 말린 오징어의 쫄깃한 식감과 바다 향이 어우러져, 밥과 함께 먹을 때 감칠맛이 배가된다. 간장, 고추장, 마요네즈 등 어떤 양념과도 잘 어울려 다양한 맛 변주가 가능하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특히 보관이 용이하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예로부터 반찬장에 늘 상비된 국민 반찬 중 하나다.
진미채 자료사진 / becky’s-Shutterstock.com
첫째, 고추장 오징어채볶음은 고추장·설탕·마늘·참기름 양념에 오징어채를 살짝 볶아 매콤달콤한 맛을 낸 대표 메뉴다. 둘째, 마요네즈 무침은 마요네즈·설탕·식초를 섞어 부드럽고 새콤한 풍미를 더한 간편 레시피로, 아이들 반찬으로도 인기다. 셋째, 간장 오징어채볶음은 간장과 올리고당으로 단짠 조화를 살린 방식으로, 맵지 않아 남녀노소 모두 즐기기 좋다. 이외에도 김밥 속 재료, 주먹밥, 도시락 반찬 등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오징어채는 건조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며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 100g당 단백질이 60g 이상 들어 있다. 지방 함량은 낮아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이 섭취 가능하며, 타우린과 아미노산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여기에 필수 미네랄인 인, 칼륨, 셀레늄이 함유돼 면역력 강화에도 유익하다. 단, 나트륨 함량이 높은 편이므로 조리 시 물에 살짝 불려 소금을 줄이거나, 양념을 조절하는 것이 건강하게 즐기는 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