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면세점 빅3, 中 무비자에 하반기 승부수 건다

[뉴스락 특별기획] 면세점 빅3, 中 무비자에 하반기 승부수 건다

[뉴스락]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883만 명을 넘어서며 코로나19 이후 침체됐던 관광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롯데·신라·신세계로 대표되는 면세점 ‘빅3’의 성적표는 제각각이다.

정부의 관광 활성화 정책과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라는 호재가 맞물렸지만, 예전의 ‘쇼핑 러시’를 재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뉴스락>
은 빅3의 상반기 실적과 각 사의 대응 전략을 비교 분석하고, 하반기 반등 가능성을 짚어봤다. 

챗 GPT 생성 이미지. [뉴스락]

면세점 빅3, 각기 다른 회복 속도

면세점 빅 3 2025년 1분기 실적. [뉴스락 편집]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관광업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면세점 빅3의 회복 속도는 확연히 달랐다.

최근의 성과를 비교했을때 각 사의 전략·비용 구조에 따른 온도차가 뚜렷하다.

롯데면세점(대표 김동하)은 사업 구조 개편의 성과가 분기 실적으로 나타났다.

2023년 연간 매출은 3조 796억 원, 영업이익 149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해는 연간 매출 3조 2680억 원(전년 대비 약 +6.1%)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 1432억 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에 수익성이 낮은 따이궁(중국 대형 보따리상) 거래를 과감히 축소·중단하고 판관비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실시한 결과, 올해 1분기 매출은 6369억 원(-22.3%)으로 줄었지만 판매 수수료율 하락과 비용 절감 효과로 영업이익 153억 원을 기록해 7분기 만에 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대신증권 연구원은 “롯데면세점의 다이궁 거래 중단 등 업계의 노력으로 시내점 부문 수익성이 의미 있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라면세점(대표 이부진)은 점진적 개선 국면이다.

2023년 연간 매출 3조 5685억 원·영업이익 912억 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연간 매출 3조 9476억 원(전년 대비 약 +10.6%)으로 외형은 확대됐다. 다만 영업이익은 -52억 원으로 흑자에서 적자 전환하며 면세 부문 실적 약화를 드러냈다.

올해 1분기에는 시내점 효율화와 단체관광 유치 확대 등을 통해 비용 구조를 재편한 결과, 면세부문 매출 8271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손실은 50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객수·객단가의 점진적 회복으로 저점 통과 신호를 보이지만, 시내·공항·환율 등 구조적 변수로 개선 속도는 더딜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세계면세점(대표 유신열)은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회복이 더뎌 보인다.

2023년 연간 매출은 1조 8692억 원 수준이었고, 지난해 매출 약 2조 60억 원(전년 대비 약 +4.7%)으로 외형은 회복했지만 인천공항점 정상화에 따른 임차료·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영업손실 약 359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하반기 희망퇴직과 부산점 폐점 등 비용 절감을 단행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매출은 5618억 원(+15.4%)으로 늘었지만 인천공항점 정상 운영에 따른 임차료 부담으로 영업손실 23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분기(-345억 원) 대비 적자 폭은 크게 축소됐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수익을 제외해도 적자 폭이 축소되는 등 시내점 수익성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하반기 회복 기대 요인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신라와 신세계 면세점은 인천공항 임대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두 회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공항 측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며 법원 감정을 신청했고, 재입찰 시 임대료가 현행 대비 약 40%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감정 결과가 제시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기존 계약을 근거로 조건 변경을 거부하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해묵은 갈등의 해결 여부가 두 회사의 본격 회복 시점을 좌우할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한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 ‘쇼핑 러시’ 기대감과 현실

(왼쪽부터) 롯데, 신라, 신세계면세점 매장 전경. [뉴스락 편집]

오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시행되면서 면세업계에 모처럼의 훈풍이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는 예전처럼 단순히 중국인 ‘쇼핑 러시’만으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인은 방한객의 약 34퍼센트를 차지했고 당시 면세점 매출의 약 70퍼센트를 담당했다. 삼일PwC는 외국인 1인당 면세 구매액이 2019년 약 100만 원 수준에서 2021년 다이궁 특수로 평균이 급등한 뒤 2023년에는 약 184만 원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약세와 중국 내 소비 둔화, 온라인 직구 확산 등 구조적 요인이 맞물려 있어 단순히 입국자 수 증가만으로 과거의 대규모 ‘쇼핑 러시’가 재현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면세업계는 ‘머물고 싶게 만드는 콘텐츠’를 내세운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K-콘텐츠와 연계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전통적인 쇼핑 중심에서 문화·경험형 매장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K-뷰티 클래스, K-팝 협업 행사 등을 통해 일반 관광객까지 흡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고, 모바일 결제 채널을 다변화하며 접근성도 높였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단순 쇼핑이 아닌 개개인에 취향을 반영한 체험을 제공해 고객층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단체관광객 특화 프로모션과 현지 여행사와의 협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센티브·MICE 단체를 겨냥한 마케팅을 비롯해 매장 내 보이드 LED 전광판 환영 행사, 중국인 선호 브랜드 매장 확대, 골드패스(환영선물) 증정 이벤트 등을 준비했다. 또한 K-POP 팬미팅 등 대규모 이벤트를 통한 단체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단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혜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은 ‘가고 싶은 매장’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쾌적한 매장 환경을 조성하고 전용 브랜드 유치 전략을 병행하는 한편, 글로벌 멤버십 제휴를 통한 포인트 마케팅도 강화했다. 특히 의료·미용 연계 인센티브 투어 등 고부가가치 관광 수요 유치에 집중하면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모색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고객이 자발적으로 찾는 매장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증권가 면세점 ‘빅3’ 하반기 전망

무비자는 촉매지만 실적 반등의 온도차는 크다.

객단가·임차료·전략 실행력 여부가 관건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CI. [뉴스락 편집]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면세점에 대해 “무비자 시행으로 단기적 방문객 유입은 기대된다”면서도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려면 따이궁 의존 축소와 판관비 절감 등 내부 구조조정의 지속과 함께 객단가 회복 같은 외생 변수의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라면세점에 대해 “시내면세점의 효율화와 경쟁 완화가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라며 “공항 채널·환율·객단가 같은 외생 변수의 영향을 받아 매출 회복 속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면세점에 대해 “무비자 입국에 따른 트래픽 증가는 긍정적 요인”이라면서도 “인천공항점의 높은 임차료 부담과 채널별 회복 속도 차이가 하반기 수익성 개선의 폭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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