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개막] ① 한국 대표 유럽파는 이제 김민재와 이강인… 그들 각자의 숙제는?

[유럽축구 개막] ① 한국 대표 유럽파는 이제 김민재와 이강인… 그들 각자의 숙제는?

유럽축구연맹 슈퍼컵을 우승한 이강인과 파리생제르맹.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포스트 손흥민 시대는 갑자기 찾아왔다. 새벽에 하품하며 유럽 생중계를 챙겨보는 한국 축구팬들의 역사는 박지성 현역 시절이 1, 손흥민의 시대가 2기였다고 할 수 있다. 2기가 끝나는 시점, 다행히 유럽은 허전하지 않다.  한국인 유럽파는 역대 어느 때보다 양과 질 모두 풍성하다. 빅 클럽에서 뛰는 김민재와 이강인부터 이제 도전을 시작하는 박승수와 윤도영까지 가지각색이다. ‘풋볼리스트4가지 시각의 개막 가이드를 마련했다. 유럽파 스타들의 시즌 전망, 큰 무대에 도전 중인 새로운 선수들, 5대 리그 최고 스타들, 새로 빅 리그로 올라온 흥미로운 승격팀까지 미리 정리해 두면 앞으로 한 시즌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편집자 주).

손흥민의 뒤를 이을 새로운 유럽파 스타는 누구인가. 득점왕과 푸스카스상같은 초특급 도파민을 주는 선수는 당분간, 어쩌면 영원히 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나름의 기준에서 충분히 위대해질 만한 선수들은 이미 유럽 곳곳에 존재한다. 한국인 유럽파 중 국가대표급 선수들 위주로 현재 상황과 새 시즌 전망을 정리했다.

빅클럽의 두 선수 김민재와 이강인, 주전 자리를 향한 투쟁

소속팀의 위상만 보면,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박지성과 더불어 바이에른뮌헨의 김민재, 파리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이 한국 역사상 최고라 할 만하다. 김민재와 이강인은 각각 다른 이유로 새 시즌 입지 확대를 위한 투쟁에 나선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바이에른에서 가장 긴 시간을 소화한 센터백으로서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진출의 중심에 있었다. 게다가 부상을 달고 뛴 시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평가는 미묘하며, 독일 대표 센터백 요나탄 타가 영입되면서 기존의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와 더불어 3각 주전 경쟁을 벌이게 됐다. 시즌 개막 즈음에는 타가 먼저 선발 출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김민재가 부상으로 3개월 반 정도 실전경험이 없다는 점, 뱅상 콩파니 감독이 지나칠 정도로 좋아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후보로 밀렸다고 보긴 이르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앙 30경기 중 선발 19경기, 공격 포인트 66도움으로 외형적으로는 매우 훌륭했다. 다만 전반기에 확실히 주전이었다가 팀이 궤도에 오른 후반기부터 출장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점이 아쉽다. 이적설이 많이 나지만,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강인을 내친 게 아니라 오히려 다용도 로테이션 자원으로서 지키고 싶어 한다. 로테이션을 넘어 주전으로 올라서려면 결국 이강인 자신이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템포가 빠르고 기동력을 중시하는 현재 팀 정책이 잘 맞는 건 아니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 축구까지 소화했을 때 크게 성장할 가회이기도 하다. 이강인은 14(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 교체 투입돼 팀 우승을 이끄는 골을 터뜨리며 입지 확대를 위한 첫단추를 잘 뀄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아

 

가장 믿음직한 미드필더들

기량과 꾸준함을 아울러 볼 때 유럽파 중 가장 확실한 포지션은 중원이다. 마인츠05의 이재성은 33세로 노장 반열에 들었지만, 지난 시즌 리그 76도움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경기력 면에서도 어느 때보다 좋았다. 돌파력 좋은 동료들에게 좋은 패스를 공급해주고, 공수 양면에서 좋은 위치선정으로 팀을 응집시키며, 직접 문전으로 침투해 골까지 넣을 수 있는 장점이 대표팀에 올 때마다 고스란히 발휘된다.

황인범은 매년 팀을 옮기던 패턴을 잠시 멈추고 페예노르트 2년차를 맞은 듯 보인다. 지난 시즌 페예노르트로 이적하자마자 혹사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하다 부상을 입어 시즌 상당 부분을 걸렀다. 건강하게 치르는 이번 시즌, 이제까지 뛴 리그 중 가장 수준이 높은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한층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2세가 탄생하면서 분유 버프도 기대할 수 있는 시즌이다.

오현규(헹크). 게티이미지코아
황인범(페예노르트). 게티이미지코아

 

작년보다 더 나은 올해를 꿈꾸는 스트라이커들

대표팀의 유럽파 스트라이커 삼인방 중 개막과 동시에 상승세를 탄 선수는 오현규다. 벨기에 헹크에서 지난 시즌 후반 교체요원으로 뛰면서도 리그 9골이나 넣은 슈퍼 서브였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팀이 공격수 톨루 아로코다레의 매각에 실패한다면 다시 격렬한 주전 경쟁이 벌어지겠지만 현재 상황만으로도 지난 시즌보다 훨씬 낫다. 오현규가 풀타임을 자주 소화하면서 경기체력을 끌어올리면 대표팀 선발 공격수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게 되고,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

울버햄턴원더러스의 황희찬은 지난 시즌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번갈아 찾아왔다.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2골을 넣은 득점력이 지난 시즌 단 2골로 줄어들었다. 이적설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만약 남는다면 마테우스 쿠냐 등 기존 2선 자원이 대거 이탈한 상황이 주전 경쟁에 호재일 수 있다. 덴마크 미트윌란의 조규성은 부상 치료 과정에서 생긴 합병증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이번 시즌 초반 엔트리에 복귀했지만 아직 경기를 치르지 못한 상태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느냐가 중요하다.

제일 가파른 상승세를 탄 두 선수, 내친김에 빅 리그 이적까지?

스코틀랜드 셀틱의 양현준은 지난 1년을 통해 정체됐던 흐름을 상승세로 바꿨고, 이번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 선수다. 양현준은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후반기에 출장시간을 확보하고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면서 66도움으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이번 시즌은 처음부터 주전급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세르비아의 츠르베나즈베즈다로 이적하자마자 리그 최고 풀백으로 자리매김한 설영우는 빅 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양현준과 마찬가지로, 속한 리그에서 최고 수준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빅 리그 구단의 러브콜은 꿈이 아니다. 올여름 안에 갑자기 팀을 옮길 가능성도 있고, 잔류할 경우 지난 시즌 이상의 활약을 보인다면 내년 여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

잉글랜드 2부에서 대표팀에 도전하는 트리오

잉글랜드 챔피언십(2)은 현재 한국 선수가 가장 많은 리그다. 그 중 임대를 통해 출장기회를 모색하는 유망주 양민혁을 제외하고 스토크시티의 배준호, 스완지시티의 엄지성, 버밍엄시티의 백승호는 이미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선수풀에 넣어 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챔피언십 정도 수준에서는 겨우 경쟁하는 게 아니라 리그 상위권 활약으로 인정 받아야 승격 또는 이적으로 1부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속팀 중 승격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건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는 버밍엄이다.

=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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