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완벽한 데뷔전이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가 첫 등판에서 ‘우승 청부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톨허스트를 향한 LG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LG는 지난 3일 톨허스트와 총액 37만 달러에 계약하며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7⅓이닝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던 기존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결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오른손 투수 톨허스트는 마이너리그 통산 92경기에 등판해 193⅓이닝을 소화하며 15승 10패 평균자책점 4.38의 성적을 거뒀다.
한국 땅을 밟은 톨허스트는 지난 1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첫선을 보였다. 그의 데뷔전은 압권이었다. 7회까지 안타 2개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7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사사구 허용은 없었다.
이날 LG가 11-2로 완승을 거두면서 톨허스트는 데뷔전에서 첫 승까지 따내는 기쁨을 누렸다.
톨허스트는 공 77개로 7회까지 책임지는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3회에는 단 공 3개로 이닝을 끝냈다. 투구 수 제한이 없었다면 완봉도 노려볼 만한 페이스였다.
LG 염경엽 감독은 “(톨허스트의 투구를) 아버지의 심정으로 조마조마하게 봤다”며 “외국인 투수들은 첫 경기가 중요한데, 첫 단추를 잘 끼워서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톨허스트는 시속 150㎞대 직구(38개)와 커터(21개), 포크볼(12개), 커브(6개)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3㎞,, 커터 최고 구속은 시속 143㎞가 나왔다.
염 감독은 톨허스트의 투구에 대해 “영상으로 봤던 것보다 실제로 보니까 디셉션이 더 좋았다”며 “직구와 슬라이더 그리고 포크볼의 터널링도 좋았다”고 만족했다.
당초 염 감독은 톨허스트가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선발로 나갈 것 같다고 밝혔으나 14일 수원 KT전이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되면서 순번을 변경했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톨허스트는 19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는 톨허스트가 꾸준히 상승 흐름을 탄다면 대권 도전에 탄력을 받는다. 톨허스트의 활약 여부에 LG의 우승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