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배두열 기자] T1이 ‘e스포츠 월드컵(Esports World Cup, 이하 EWC) 2025’ 배틀그라운드 종목에서 한국 팀 중 가장 먼저 파이널 스테이지에 안착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세 팀도 나란히 45점 이상을 기록, 파이널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한국으로서는 최근 세계 대회 중 가장 쾌조의 초반 흐름이다.
T1(티원)은 1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블러바드 시티 BR 아레나에서 열린 ‘EWC 2025’ 그룹 스테이지 2일 차 경기에서 21점(15킬)을 추가하며, 최종 합계 70점(47킬)으로 사실상 그랜드 파이널행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는 총 24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그룹 스테이지 누적 포인트 상위 16개 팀이 파이널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EWC 경우 16위 팀 점수는 56점(1위 107점)이었으며, 올해 상반기 치러진 국제대회 PGS(PUBG Global Series, 펍지 글로벌 시리즈) 7, 8 또한 커트라인은 각각 57점(1위 128점), 60점(1위 107점)이었다.
이번 대회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65점 전후에서 커트라인이 결정될 수는 있지만, 70점은 안정권이다.
전날 치킨 한 마리와 함께 49점(32킬)을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인 T1은 이날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다소 무거운 모습이었다.
유일하게 매치 2에서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으로, 이 경기가 아니었다면 자칫 T1의 여정은 한층 험난할 뻔했다.
매치 2도 초반 흐름은 불안했다. 2페이즈 변화 직후, GSW(Game Start Win)가 비상호출로 T1의 스플릿 지점에 착륙했고, 타입(Type·이진우)이 1킬을 올리기는 했지만, 스쿼드가 반파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후 레이닝(Rain1ng·김종명)과 헤더(Heather·차지훈)의 슈퍼플레이가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두 선수는 자기장이 벗겨진 6페이즈, 남동쪽 난전 상황을 틈타 빠르게 인서클에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17게이밍과의 2대 3 교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레이닝이 트위스티드 마인즈에 잘린 상황에서는 헤더가 GSW에 2킬을 따내며 앞선 2페이즈 교전의 아쉬움도 앙갚음함과 동시에 TOP 4까지 진출했다. 비록, 트위스티드 마인즈에 아웃되며 매치를 마무리해야 했지만, T1은 7킬과 순위포인트 4점으로 총 11점을 추가, 60점 고지를 돌파하며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매치 3·4·5, 세 경기에서 단 3점만을 추가, 65점으로 파이널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던 T1은 마지막 경기에서 5점을 보태며 안정권에 올랐다.
T1은 미라마 맵에서 진행된 매치 6에서 3페이즈 변화 직후 이동 과정에서 마주친 버투스 프로로부터 헤더가 1킬을 따냈고, 타입도 FN 포천을 상대로 1킬을 더했다. 무엇보다 네 번째 자기장이 북쪽으로 급변한 상황에서 T1의 과감한 승부수가 빛났다.
4페이즈 아웃서클, 그중에서도 가장 남쪽 끝에 몰린 T1은 BRDM으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바로 앞 주유소에 자리한 팀 리퀴드가 판처파우스트를 들고 있었다면 그대로 전멸할 수 있는, 그야말로 도박수에 가까운 판단이었다. 하지만 T1은 무사히 워터 트리트먼트에 자리 잡았고, 이후 헤더의 1킬과 순위 포인트 2점을 묶어 3점을 추가할 수 있었다.
그룹 스테이지 열두 매치에서 헤더가 팀 내 가장 많은 16킬을 올린 가운데, 둘째 날 다소 조용했던 이엔드(EEND·노태영)가 1일차 11킬에 힘입어 13킬을 기록했고, 레이닝과 타입은 나란히 9킬씩을 보탰다.
한편, 그룹 스테이지 최종일에는 B, C그룹의 일전이 치러진다. 한국은 B그룹의 젠지가 1일 차 54점을 획득하며 파이널 진출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가운데, C그룹의 DN 프릭스와 FN 포천도 이날 나란히 45점으로 13, 14위에 랭크되며 다소 부담을 덜었다.
그룹 스테이지 3일 차 최종일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14일 오후 8시 시작하며, 배그 이스포츠 공식 치지직 채널을 통해 한국어 중계가 독점 제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