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홋스퍼를 떠나서도 친정팀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았다.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2025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을 치른 토트넘이 파리생제르맹(PSG)과 2-2로 정규시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끝에 3PK4로 PSG에 무릎을 꿇었다. 토트넘은 창단 첫 슈퍼컵에서 우승까지 노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토트넘이 손흥민 없이 공식 대회 첫경기를 치렀다. 손흥민은 지난 2일 방한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 가지 말씀드릴 게 있는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라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동기부여를 갖고 다시 시작하고자 했다. 팬들과의 즐거운 추억, 트로피를 안고 간다. 10년 넘게 한 곳에 머물렀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했다. 23세에 영국에 처음 왔을 때는 아직 어렸고 영어도 잘 못했다. 남자가 돼 떠난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유나이티드와 프리시즌 경기를 통해 토트넘 고별전을 가졌다.
이날 토트넘은 좋은 맞춤 전략으로 PSG를 사지로 몰아붙였다. 5-3-2 전형을 기반으로 압박을 펼쳐 PSG가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 사이 토트넘은 세트피스 공격을 활용해 2골을 뽑아냈다. 전반 39분에는 미키 판더펜이, 후반 3분에는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프리킥 상황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하지만 후반 막바지 내려앉는 전술이 독이 됐다. 토트넘은 점점 강해지는 PSG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수비를 단단히 하고자 노력했다. 이는 오히려 PSG가 토트넘을 공략하는 데 도움을 줬고, 후반 40분 이강인이 통렬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활로를 찾았다. PSG는 계속 토트넘을 몰아붙인 끝에 후반 추가시간 4분 우스만 뎀벨레의 크로스를 곤살루 하무스가 머리로 돌려놓으며 동점까지 만들었다.
결국 토트넘이 승부차기에서 무너졌다. PSG 1번 키커 비티냐가 실축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토트넘 3번 키커 판더펜의 슈팅이 뤼카 슈발리에 골키퍼에게 막히며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어 토트넘 4번 키커 마티스 텔이 치명적인 실축을 하며 결과를 돌이킬 수 없게 됐다. PSG 4번 키커 이강인과 5번 키커 누누 멘데스가 깔끔하게 슛을 성공시키며 토트넘이 PSG에 우승을 내줬다.
손흥민은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고, 경기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토트넘을 위로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정말 자랑스럽다. 곧 기쁜 날이 올 거다. 실망할 시간이 없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훌륭한 시즌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여전히 토트넘 가족들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토트넘을 응원하는 문구인 ‘COYS(Come On You Spurs)’와 하얀 하트를 덧붙였다.
손흥민은 지난 7일 토트넘을 떠나 로스앤젤레스FC(LAFC) 이적을 확정지었다. 당초 데뷔전이 곧장 이뤄지지는 않을 거란 관측이 있었는데, 손흥민은 비자를 발급받은 직후 10일 시카고파이어와 경기에 교체로 출장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데뷔전에서 손흥민은 페널티킥 유도로 팀의 2-2 무승부를 이끄는 활약을 펼쳤다.
사진=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