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신교육교재서 ‘담대한 구상·내부 위협세력’ 삭제키로

軍, 정신교육교재서 ‘담대한 구상·내부 위협세력’ 삭제키로

5년 단위 발간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부분 수정…尹정부 흔적 지우기

국방부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3.12.28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군 당국이 장병 정신교육 지침서인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 및 북한 추종세력의 위험성을 강조한 ‘내부 위협세력’과 관련된 내용을 삭제하기로 했다.

14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윤석열 정부 때 발간돼 현재 육·해·공군 일선 부대에서 활용 중인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정비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교재 중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광복절 때 내놓은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과 ‘내부 위협세력’에 대한 내용을 삭제하고 교육도 실시하지 말도록 전군에 지시하기로 했다.

북한을 압박해 대화로 나오게 하고 핵·미사일 고도화를 단념시킨다는 담대한 구상은 현 상황에 맞지 않고, 내부 위협세력이라는 용어는 사전적 정의와 법적 근거가 부족해 관련 부분을 삭제하고 교육도 미실시한다는 게 국방부의 방침이다.

국방부는 이런 방침이 담긴 공문을 금명간 전군에 하달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부분 수정은 정부 정책 변화와 적절한 용어 선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는 5년마다 발간된다.

이번에 부분 수정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는 2023년 말 발간돼 전군 배포됐다가 독도를 영유권 분쟁지로 기술한 내용이 논란이 돼 전량 회수된 뒤 보완 및 수정 과정을 거쳐 작년 8월 재발간됐다.

국방부가 교재 중 담대한 구상과 내부 위협세력 관련 내용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윤석열 정부 지우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는 문재인 정부 때 발간된 교재에는 없었던 내부 위협세력의 위험을 상세히 기술한 것이 특징이다.

현 교재는 내부 위협세력에 대해 “북한의 대남적화 획책에 따라 우리 내부에는 대한민국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고, 북한 3대 세습 정권과 최악의 인권유린 실태, 극심한 경제난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 내부의 북한 추종세력을 선동하고 지원해왔다”면서 “특히 한반도 공산화의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고자 남한 내부에 지하당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고 기술했다.

북한의 지하당 구축 노력의 사례로는 통일혁명당 사건, 민족민주혁명당 사건,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등을 꼽으면서 “북한은 지속적으로 남한 내부에 지하당을 구축하고 이들과 연계해 끈질기게 각종 대남공작을 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첩 당국이 발표한 북한의 지하당 구축 사례는 1992년 중부지역당 사건이 마지막이었는데 현재도 북한이 구축한 지하당이 존재하는 것처럼 기술해 북한 추종세력의 위협을 과장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다만, 국민의힘 쪽에선 내부 위협세력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것은 장병 대적관 교육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강대식 의원은 “간첩 등 내부 위협세력에 대해 교육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선언한 이상, 나약한 평화론에 심취하기보단 투철한 국가관과 강인한 대적관, 건강한 군인정신으로 강한 국방을 만들어 가는데 더욱 전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hojun@yna.co.kr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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