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가상 아이돌, BTS 뒤를 잇다…’골든’, 핫100 1위 기염[스타in 포커스]

‘케데헌’ 가상 아이돌, BTS 뒤를 잇다…’골든’, 핫100 1위 기염[스타in 포커스]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Golden)이 미국 빌보드 송 차트 핫100 정상 고지를 밟았다. K팝 가수의 정식 발표곡은 아니지만, K팝 소재 영화 OST로 만들어진 노래가 핫100 1위에 오른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K팝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앨범 커버(사진=유니버설뮤직)

◇OST 열풍으로 번진 K팝 소재 애니 신드롬

빌보드는 12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차트 예고 기사를 통해 ‘골든’이 전주보다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려 최신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알렸다. 핫100은 미국 내 라디오 방송 횟수, 음원 판매량 및 스트리밍 실적 등을 종합해 한 주 동안의 최고 인기곡을 가리는 차트다.

‘골든’은 지난달 초 81위로 핫100에 처음 진입한 뒤 순위를 차근차근 끌어올려 왔다. 최근 2주 연속으로 2위를 기록해 정상 등극 기대감을 키운 ‘골든’은 마침내 미국 싱어송라이터 알렉스 워렌의 ‘오디너리’(Ordinary)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빌보드 핫100 1위가 지닌 상징성은 남다르다. ‘골든’의 1위 등극은 K팝과 한국 문화가 현지 대중에게 완벽히 흡수돼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핫100 1위에 오른 K팝 곡으로는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새비지 러브’(Savage Love),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방탄소년단 지민의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 방탄소년단 정국의 ‘세븐’(Seven) 등이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가상의 K팝 걸그룹 헌트릭스(사진=넷플릭스)

‘골든’은 핫100 1위에 오른 9번째 K팝 곡이다. 방탄소년단 관련 곡이 아닌 곡 중 처음으로 1위에 오른 곡이자 여성 가수가 부른 첫 번째 1위 곡이기도 하다. 2012년을 강타한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블랙핑크 로제가 지난해 발표해 히트한 ‘아파트’(APT.)의 최고 순위는 각각 2위와 3위다. ‘골든’은 이번 차트 집계 기간 전주 대비 9% 증가한 3170만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라디오 방송 점수 음원 판매량은 각각 71%와 35% 증가했다. 인기가 여전히 뜨거운 만큼 핫100 최상위권 장기 집권도 기대해볼 만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미국의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K팝 아이돌 문화를 소재로 제작한 작품이다.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령을 사냥하는 데몬 헌터스로 활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지난 6월 20일 공개된 이후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시청 순위 1위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다.

뮤지컬 형식 애니메이션이라 작품의 인기는 OST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작품 속 가상 아이돌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의 팬덤까지 생겨나면서 인기가 더 높아졌다. 여기에 아이브 안유진, 제로베이스원 등 K팝 인기 아이돌 가수들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댄스 챌린지와 커버에 잇따라 도전하면서 화제성이 커졌다.

‘골든’ 이외의 OST도 인기다. 핫100 순위권에는 ‘골든’과 함께 ‘유어 아이돌’(Your Idol), ‘소다 팝’(Soda Pop),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 ‘왓 잇 사운즈 라이크’(What It Sounds Like), ‘프리’(Free) ‘테이크다운’(Takedown) 등 무려 7곡이 포진해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가상의 K팝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사진=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침체기’ K팝 인기 재점화 기대

‘골든’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헌트릭스의 곡으로 등장한다. 이 곡은 한국계 미국인인 작곡가 겸 가수 이재, 가수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함께 불렀다. 프로듀싱 작업에는 더블랙레이블 소속 테디, 24, IDO(아이디오) 등 한국인 작곡가들이 참여했다. 영어 가사지만 ‘영원히 깨질 수 없는’, ‘밝게 빛나는 우리’ 등 한국어 노랫말도 일부 포함돼 있다.

폭발력 있는 고음 구간이 압권인 이 곡은 지난 1일 빌보드와 함께 양대 팝 차트로 통하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100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멜론을 비롯한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도 정상을 지키고 있다. 가창뿐 아니라 작사·작곡에도 참여한 이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눈물만 나온다”며 “보내 주신 사랑에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핫100 1위 소감을 밝혔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사진=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K팝의 유산과 역사를 기반으로 한 작품인 데다가 음악 또한 한국인 작곡가들이 K팝 문법에 맞춰 창작한 만큼 ‘골든’의 빌보드 점령은 K팝의 성취로 보기에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골든’은 누가 들어도 K팝으로 인식할 노래”라며 “음악과 영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시너지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이어 “‘골든’의 핫100 1위 등극은 침체기에 있던 K팝 인기에 다시 불을 지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임 평론가는 “방탄소년단 이후 핫100 1위에 오른 새로운 K팝 가수가 등장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선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온전히 주체가 된 또 다른 K팝 1위 곡이 나올 수 있도록 창의성과 예술성을 높이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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