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우려’ 김건희 구속···헌정사 첫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수감

‘증거인멸 우려’ 김건희 구속···헌정사 첫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수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직썰 / 김봉연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이로써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같은 시기에 구속되는 기록이 세워졌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밤 늦게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증거 인멸 우려”를 사유로 밝혔다.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김 여사는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해 구인 피의자 거실에서 대기했으며, 수용실이 정해지는 대로 구치소 생활에 들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내란특검에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이다. 전직 대통령 부부의 동시 구속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전주’(錢主)로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이 이미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고, 법원은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이용됐다고 판단했다.

또한 2022년 재·보궐선거와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 현안을 부정 청탁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달 2일 수사 개시 후 42일 만에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핵심 혐의 수사의 고비를 넘겼다. 이와 함께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 등 184억 원대 투자금 모집 사건 등 다른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편 김 여사는 일반 구속 피의자와 동일한 입소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입소절차는 인적 사항 확인과 수용번호 발급, 키·몸무게 등 신체검사 후 소지품을 교정 당국에 영치한다. 이어 카키색 미결수용자복으로 갈아입고 수용번호를 부착한 채 수용기록부 사진(‘머그샷’)을 촬영한다.

배정될 독방은 통상 2∼3평 크기로, 관물대와 접이식 밥상, TV, 변기 등이 기본 구비돼 있다. 침대는 없으며 바닥에 이불을 깔고 취침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싱크대 등 추가 시설이 갖춰진 방이 배정될 수도 있다. 목욕과 운동은 다른 수용자와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별도로 조율될 전망이다.

구속 다음 날인 13일 첫 아침 식사로는 식빵, 딸기잼, 우유, 그릴후랑크소시지, 채소 샐러드가 제공된다. 김 여사는 이날부터 구치소에서 본격적인 수용 생활을 시작한다.

영장 발부와 동시에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도 중단됐다.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경호처는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에 대해 경호·경비를 제공할 수 있으나, 구속이 집행되면 신병이 교정 당국으로 인도돼 예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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