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진우가 12골에서 전진을 멈추자 득점왕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대전하나 주민규가 11골로 따라붙은 가운데 포항 이호재, 수원FC 싸박(왼쪽부터)이 10골로 공동 3위를 형성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번 시즌 K리그1 대권 레이스는 당초 예상보다 조금 싱거운 느낌이다. 통산 10번째 정상을 노리는 전북 현대가 압도적 선두를 달리며 4년 만의 타이틀 탈환에 성큼 다가섰다. 25라운드까지 마친 ‘하나은행 K리그1 2025’에서 전북은 리그 21경기 연속무패(16승5무)를 질주하며 승점 57(17승6무2패)로 ‘1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2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42)은 전북과의 격차(15점)보다 K리그2 강등권인 10위 수원FC(승점 28)와 거리가 더 좁을 정도로 일방적인 독주 체제다. 시즌 종료까지 13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순위가 뒤집혀질 가능성은 산술적으론 존재하나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우승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하지만 득점왕 경쟁은 정반대다. 1위와 최하위 대구FC(승점 15)를 제외한 10개팀이 촘촘히 물고 물린 순위다툼처럼 킬러들은 춘추전국시대를 형성했다. 현재 K리그1 득점 선두는 12골(2도움)의 전진우(26·전북)인데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경쟁자들이 바짝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전반기까지 화끈한 골 퍼레이드를 펼친 전진우는 1골·1도움을 뽑은 6월 13일 강원FC전을 끝으로 공격포인트 생산을 멈췄다. 8일 FC안양전까지 6경기째 침묵이다. 한여름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전진우가 전진하지 못한 반면 2021시즌(제주SK)과 2023시즌(울산 HD)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던 대전하나시티즌 베테랑 주민규(35)가 침묵을 깼다. 시즌 초 전진우와 골 결쟁을 하던 그는 5월 27일 포항스틸러스전부터 골맛을 보지 못하다 10일 수원FC와 홈경기에서 8경기 만에 시즌 11호골(2도움)을 터트렸다.
그러나 득점왕 경쟁은 더 이상 ‘2파전’이 아니다. 나란히 10골·1도움을 올린 수원FC 싸박(28)과 포항 이호재(25)가 바짝 따라왔다. 특히 싸박은 수원FC의 4연승 기간 4골을 뽑았고 가장 최근 대전하나 원정에서도 골을 넣었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스포르팅(포르투갈)에서 아스널(잉글랜드)로 향한 빅토르 요케레스와 비교할 만큼 절정의 감각을 자랑한다.
여기에 최근 2경기에서 득점은 못했으나 지난해 K리그2 득점왕(16골)의 기세를 이어가며 10골·2도움을 기록 중인 안양 모따(29)도 언제든 치고 올라설 수 있고 나란히 9골을 터트린 전북 콤파뇨(29)와 울산 에릭(28)도 머잖아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