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보수야당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참 속에 광복 80주년을 맞는 15일 저녁 8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인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가 열린다.
13일 행정안전부(장관 윤호중)에 따르면 국민임명식 행사에는 국가 주요 인사와 주한외교단 외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체육, 과학기술, 교육, 노동, 여성, 산업 등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함께 참석한다.
행안부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국가 주요 인사와 외교단 등 각계 인사를 비롯해 인터넷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된 국민 3500명이 참석하는 열린 축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라는 주제로 열릴 이 대통령의 국민 임명식은 상징성과 의미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대표 80인의 참여를 통해 ‘국민이 주인인 정치’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국민의힘, 개혁신당, 박근혜, 이명박 전대통령 등 보수 진영의 불참은 ‘국민통합’ 국민임명식 취지를 무색케하는 분열상을 보여줘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세 가지 테마로 진행, 국민대표 80인이 임명장 준다
행사는 크게 세 부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1부는 ‘함께 찾은 빛’ 테마로 위기나 기쁨의 순간마다 광화문광장에 모여 함께 부른 노래들이 울려 퍼지며 국민의 공감과 연대를 형상한다.
2부 ‘빛의 바람’에서는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이 ‘국민의례’, ‘주제 영상 상영’, ‘우리가 바라는 대한민국’, ‘국민임명식’, ‘빛을 밝혀라’의 순서로 진행되며 이어 이 대통령 국민임명식은 2부 순서에 진행될 예정이다.
국민대표 80인에는 탄핵 시위 때 장갑차를 막으며 국민주권을 지킨 부부와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해온 국군대전병원 이국종 원장, 위기 때마다 국민 안전을 지켜온 구조대원들, 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 학생 부문 1등 상을 받아 문화강국의 이름을 높인 영화감독 허가영 씨가 포함됐다.
또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한 박항서 감독,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바둑기사 이세돌, 국내 최초 자연임신으로 다섯쌍둥이를 출산한 김준영·사공혜란 부부 등 ‘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해 각지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이웃들이 참석해 임명식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국민대표들은 각자의 바람과 소망을 담은 임명장을 이 대통령에게 수여한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임명장을 준 국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더욱 열심히 국민을 섬기겠다는 뜻을 담아 ‘감사 인사’를 전할 계획으로, 대통령의 정통성과 국민에 대한 헌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국민 임명식에 이어서는 ‘빛나는 우리’라는 이름으로 3부 행사가 진행된다. 광복 80년 및 국민임명식을 축하하며 온 국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마당이 마련된다. 행안부는 인터넷으로 행사 참여를 신청했으나 추첨이 되지 않았거나 별도 초청을 받지 못한 국민도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축제의 장을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경축식도 거행, 독립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 희생 기려
국민임명식에 앞서 15일 오전에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경축식도 거행된다. ‘함께 찾은 빛, 대한민국을 비추다’를 주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경축식에는 독립유공자 유족, 국가 주요 인사, 주한외교단, 사회 각계 대표, 시민, 학생 등 국민 2500여 명이 참석해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희생을 기린다.
단상엔 태극기 80개가 비치된다. 현재의 태극기와 독립운동 당시 사용한 태극기 8개의 입장을 시작으로,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김구 선생 서명문 태극기, 남상락 자수 태극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태극기,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게양 태극기, 진관사 소장 태극기, 불원복 태극기,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태극기 등 8개의 태극기가 함께 입장한다.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시 국민특사로 동행한 배우 조진웅 씨가 맡는다. 만세삼창은 지청천 장군의 후손 지영환 씨와 안중근 의사의 외고손녀 최수아 양이 맡는다.
김한수 행안부 의전관은 국민임명식과 광복절 경축식이 같은 날 거행되는 이유에 대해 “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대통령이 당초 약속한 국민임명식을 광복 80주년 행사에 포함하는 것이 좋겠다는 (대통령의) 뜻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쪽 행사? 국힘·개혁신당 등 정치인 불참 선언 이어져
하지만 이번 행사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국민의힘, 개혁신당 등 보수 정당과 일부 전직 대통령과 영부인들이 참석 불참 의사를 밝혀 이 대통령에 내세운 ‘국민통합’ 메시지가 빛을 바라게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참석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84세인 이 전 대통령은 행사장에 오래 앉아있을 건강 상태가 아니라며 참석이 어렵다는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을 통해 초청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참석 여부를 회신하지 않아 불참이 예상된다.
전직 영부인들도 고령 및 건강상 이유로 국민임명식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해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 여사는 올해 90세이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여사는 올해 86세다. 일각에선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유족까지 초청하는 것은 행사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처음부터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보수정당들도 국민임명식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80주년 광복절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지만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의원 사면·복권이 이뤄지자 항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개혁신당도 특별사면·복권에 항의하는 차원으로 국민임명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해 정치적 분열이 여전히 존재함을 드러냈다.
최근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과 조국 전 대표의 특사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이 대통령이 이번 임명식을 통해 ‘국민 통합’을 강조하면서 향후 정치적 영향력과 지지율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