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에서 활동하는 전문 해설가가 버밍엄 시티 소속 한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백승호를 향해 공개적으로 극찬을 보냈다.
특히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 후보로 꼽히는 입스위치 타운에도 백승호와 같은 유형의 선수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그의 경기력을 ‘챔피언십에서 보기 힘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EFL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EFL 전문 분석가 알리 맥스웰은 13일(한국시간) 팟캐스트 ‘낫 더 톱 20(Not The Top 20)’에서 “버밍엄의 백승호는 정말 놀라운 선수다. 특히 입스위치가 지난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비교해보면, 저런 유형의 미드필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승호에 대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전진 패스를 찔러 넣고, 수비와 공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그의 플레이는 단순히 좋은 수준을 넘어선다”며 “그런 능력은 이 리그(2부 리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맥스웰의 이번 발언은 버밍엄과 입스위치가 맞붙은 2025-2026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개막전을 배경으로 나온 것이다.
버밍엄은 지난 9일 홈구장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치른 개막전에서 강호 입스위치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 백승호는 중원 깊숙한 위치에서 버밍엄의 빌드업을 주도했고, 수비 시에는 아크 앞 공간을 완벽히 차단하며 공수 양면에서 돋보였다.
맥스웰은 이날 경기 백승호의 활약을 두고 “지난 시즌에도 백승호의 활약을 여러 차례 봤지만, 이번처럼 챔피언십 상위권 경쟁이 예상되는 팀을 상대로 이 정도로 완성도 높은 경기를 펼친 모습은 새삼 감탄스러웠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맥스웰은 입스위치의 중원에 백승호같은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강조했다. 그는 “입스위치에는 백승호처럼 전방과 후방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접착제(glue)’ 같은 역할이 부족하다”면서 “입스위치는 주장 샘 모시를 떠나보낸 이후 중원에서 연결고리가 사라졌다. 그래서 더더욱 백승호 같은 유형의 안정적인 볼 운영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평가에는 버밍엄 현지 언론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지역지 ‘버밍엄 메일’ 역시 당시 백승호의 개막전 활약을 두고 “그는 여전히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 전술의 중심에 있다. 올여름 버밍엄이 대규모 투자로 전력을 보강했음에도 불구하고, 백승호는 여전히 가장 먼저 기용되는 핵심 자원”이라고 전했다.
경기 후 매체가 부여한 선수 평점에서도 백승호는 팀 내 최고 수준인 9점을 기록했다.
어린 시절 FC바르셀로나에 몸 담으며 성인 2군(바르셀로나B) 데뷔까지 했던 백승호는 스페인 최고 수준 구단에서 쌓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상대의 거센 압박에도 당황하지 않고 방향 전환과 전진 패스를 구사했다. 아울러 후방과 전방을 잇는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수비 상황에서는 인터셉트와 태클 타이밍이 정확했다. 공격 전환할 땐 간결하면서도 결정적인 패스를 통해 버밍엄의 역습 기회를 창출했다.
지난 시즌 백승호는 리그 41경기를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48경기에 나섰고, 1골 4도움을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팀의 승격 과정에서 보여준 중원 장악력과 전술 이해도는 통계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
특히 후방 빌드업 시 수비수 라인까지 내려와 공을 받아내고, 상대 1선 압박을 무력화하는 패스 전개 능력은 버밍엄의 전술적 무기였다.
버밍엄은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일본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와타 도모키, 셀틱 출신의 공격수 후루하시 교고, 전 프리미어리그 공격수 데마라이 그레이 등 굵직한 영입을 단행했다.
그러나 팀의 공격과 수비를 잇는 중심축으로 꼽히는 선수는 여전히 백승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버밍엄은 이번 주말 리그 2라운드에서 사우샘프턴과 맞붙는다.
사우샘프턴은 강등 직후 곧바로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노리는 강력한 승격 후보 중 하나로, 중원 전력이 탄탄하기로 유명하다. 백승호가 이 경기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다면, 그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현지에서도 백승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으며, 드디어 그의 진가가 인정받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3부 리그에서 올라온 버밍엄이 2년 연속 승격이라는 대업을 달성하려면, 백승호의 올 시즌 퍼포먼스가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연합뉴스/버밍엄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