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예상 밖의 미분양 아파트로 남아있었던 강서구 화곡동의 ‘화곡 더리브 스카이’ 아파트가 결국 대규모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공매 절차에 들어갔다.
KB부동산신탁은 화곡 더리브 스카이의 미분양 74가구를 오는 8월 18일 입찰에 부친다고 발표했다. 해당 아파트는 2022년 11월 총 140가구 규모로 분양을 시작했지만 절반 가까이가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18차례에 걸친 무순위 청약(일명 ‘줍줍’)을 진행했다.
그러나 끝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미분양 상황은 길어졌고 이에 신탁사는 지난 3월부터 공매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매 절차 역시 순탄하지 못한 상황을 이어가며 9번 연속 유찰됐다.
이 과정에서 화곡 더리브 스카이 가격은 약 1억 원 하락했지만,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수 희망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공매를 중단했던 KB부동산신탁은 5개월 만에 절차를 재개하며 이번에는 최초 입찰가를 직전보다 1억 원가량 높여 2억~4억 원대 후반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출·다주택자 규제 여파로 매각까지는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서울이라도 입지와 상품성이 떨어지면 투자 수요가 외면하는 대표적 예’로 보고 있다. 해당 단지는 서울에 위치했지만 주거 선호도가 낮은 비역세권, 빌라 밀집 지역에 자리한 ‘나홀로 아파트’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화곡 더리브 스카이’는 최고 13층, 전용 30㎡(약 12평)~59㎡(약 25평) 규모의 소형주택으로만 구성됐다. 단지가 한 동뿐인 나홀로 형태라 커뮤니티 시설 등 부대 편의시설도 제한적이다.
입지 여건 역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5호선 화곡역까지 약 850m, 도보 15분이 걸린다. 2·5호선 환승역인 까치산역도 980m 떨어져 있어 도보로 20분가량 소요되는 게 단점이다.
분양 당시 실거주 의무·분양가 상한제 모두 적용받아
주변에는 신영시장과 화곡중앙시장 등 전통시장이 밀집해 있어서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평면 설계 또한 전형적인 아파트보다 원룸, 오피스텔 형태에 가까워 수요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전용 30~33㎡ 타입은 거실, 침실, 욕실 1개씩으로 사실상 원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40㎡형의 경우 거실 겸 주방과 침실 2개를 ‘ㄴ’자 형태로 배치해 동선 효율성이 떨어진다.
해당 아파트는 최초 분양 당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59㎡ 기준 최고가가 5억 4,325만 원으로 책정됐지만, 실거주 의무 2년과 전매제한 8년 규제가 동시에 적용됐다.
이에 실수요자에게는 입지가 좋지 않다는 한계가 부각됐고 투자자에게는 규제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후 최소 3,000만 원, 최대 8,000만 원까지 할인 분양을 시도했으나 미분양 해소에 실패하면서 결국 공매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