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이 독일 챔피언으로 다시 등극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공을 세운 김민재가 순식간에 4순위 옵션으로 밀려난 것일까.
독일 언론이 김민재가 더 이상 바이에른 뮌헨에 필요하지 않다면서 바이에른 뮌헨이 이번 여름 김민재를 매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은 다음 시즌 후방을 요나탄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에게 맡길 생각이며, 일본 출신 수비수인 이토 히로키와 풀백과 센터백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요시프 스타니시치를 백업 자원으로 여기고 있다.
언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바이에른 뮌헨이 사실상 김민재를 3옵션, 혹은 4옵션 이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시즌 팀의 주축으로 활약한 김민재가 중족골 골절로 두 차례나 수술대에 오르면서 바이에른 뮌헨 입단 직후 ‘유리몸’이라는 오명이 붙은 이토보다 뒤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꽤나 충격적이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지난 11일(한국시간) “김민재는 더 이상 바이에른 뮌헨의 계획에서 중요한 선수가 아니”라며 “김민재는 더 이상 팀에 필요하지 않다. 그는 팀을 떠나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김민재의 시간은 끝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언론은 “우리의 정보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적시장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확실하게 높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 수비수로 기용될 계획이 없으며, 뱅상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보다 다른 선수들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토트넘 홋스퍼와의 친선경기에서 김민재가 후반전에 교체 출전해 짧은 시간만을 소화한 것이 근거라고 했다.
김민재는 지난 8일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후반 22분경 우파메카노를 대신해 교체 투입돼 팀의 수비를 책임졌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해리 케인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내리 네 골을 터트렸고, 동시에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면서 토트넘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토트넘전은 한동안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다 지난 2일 올랭피크 리옹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복귀전을 치른 김민재의 이번 시즌 두 번째 친선경기였다. 아직 몸상태가 완벽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경기 도중 김민재가 번뜩인 순간은 수차례 있었다. 팬들은 두 번의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통해 김민재의 선발 복귀가 머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 가능했다.
김민재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동안 타가 김민재의 공백을 메웠기 때문에 다음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그리고 타까지 3인 체제를 구성해 센터백 포지션을 운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스포르트1’은 김민재가 더 이상 바이에른 뮌헨에 필요하지 않은 선수라고 꼬집었다.
김민재가 두 번의 시즌 동안 보여준 활약이 그에게 투자한 이적료에 비해 상당히 실망스러웠고, 이미 구단 차원에서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통해 타의 기량을 충분히 점검했기 때문이라는 게 주장의 근거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 대신 타가 다가오는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에서 리더 역할을 할 것이며, 우파메카노 역시 수비진의 리더가 될 수 있다면서 더 이상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에 필요한 자원이 아니라고 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타와 우파메카노를 중심으로 다음 시즌 계획을 구상하고 있으며, 부상당한 이토가 복귀하고 스타니시치도 센터백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 김민재는 불필요한 자원으로 분류된다”며 “구단 내부에서는 김민재가 없더라도 그 포지션에 문제가 없을 수 있다고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민재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바이에른 뮌헨이 지금까지 김민재가 보여준 성과에 완전하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바이에른 뮌헨은 2년 전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나폴리에 5000만 유로(약 808억원)를 지불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그의 활약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적료를 고려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활약을 기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포르트1’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매각할 생각이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김민재에게 팀에서 나가라는 식의 압박을 주지는 않으려고 한다.
다만 김민재의 연봉이 낮지 않기 때문에 그를 주전으로 활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구단으로서는 재정적인 면을 고려해 하루라도 빨리 김민재를 내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언론은 “현재 상황에서 김민재를 불리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연봉”이라며 “그의 연봉은 1000만 유로(약 162억원)에서 2000만 유로(약 323억원)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는 벤치에 앉는 선수의 연봉 치고는 너무 많은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바이에른 뮌헨은 이런 이유로 김민재를 위한 새로운 클럽을 물색 중”이라면서도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 크기 때문에 김민재에게 내부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의 연봉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나, 김민재를 내쫓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스포르트1’에 의하면 막스 에베를 단장은 토트넘과의 경기가 끝난 뒤 김민재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현 스쿼드에 만족한다”면서도 “하지만 누군가 우리에게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고민한 뒤 다른 방법을 찾아볼 것이다. 우리는 여유를 갖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