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 연속 실점’ 흔들리는 김서현…잘 나가던 한화, 최대 위기 맞나

‘4경기 연속 실점’ 흔들리는 김서현…잘 나가던 한화, 최대 위기 맞나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6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한화이글스에 비상이 걸렸다. 한화가 자랑하는 ‘특급 마무리’ 김서현(21)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최근 4경기 연속 실점을 이어가는 한화이글스 마무리 김서현. 사진=연합뉴스

한화는 한때 2위 LG트윈스에 무려 5.5경기 차로 앞서는 등 독주 채비에 나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치고 상황이 확 달라졌다. LG가 후반기 21경기에서 17승 4패(승률 0.810)를 기록한 반면, 한화는 같은 기간 9승 1무 9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유지했다. 1, 2위 자리가 바뀌었고 이제는 LG가 한화에 2경기 차 앞선 상황이 됐다.

한화는 지난 8~10일 잠실구장에서 LG와 ‘미리보는 한국시리즈’ 3연전을 치렀다. 결과는 1승 2패로 밀렸다. 첫 두 경기를 내준 뒤 그나마 10일 마지막 3차전에서 5-4, 1점 차 승리를 거두고 스윕패 위기를 가까스로 면했다.

승리에도 한화는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5-2 상황에서 9회말 올라온 마무리 김서현이 또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3점 차 여유 있는 상황에서 올라온 김서현은 첫 두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면서 모처럼 깔끔하게 승리를 지키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박해민, 신민재, 문성주에게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 했다. 천만다행으로 승리를 날릴 위기에서 오스틴 딘을 내야 뜬공으로 잡고 간신히 경기를 끝냈다. 동료들과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 김서현의 얼굴에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서현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8월 들어 4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 중이다. 8월 성적만 놓고 보면 2⅔이닝 9피안타 8실점, 평균자책점이 27.00이나 된다. 최근 부진이 이어지다 보니 1점대를 유지했던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2.94까지 치솟았다.

체력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2004년생 김서현은 이제 프로 3년 차 젊은 선수다. 프로 첫 해인 2023년에는 22⅓이닝, 두 번째 시즌인 2024년에는 38⅓이닝을 던졌다. 그런데 올 시즌은 벌써 49이닝을 투구했다. 등판한 경기 수는 51경기에 이른다.

최근에는 투구패턴이 읽히는 모습도 보인다. 김서현은 기본적으로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 구종으로 사용한다. 가끔 체인지업을 던지지만 기본적으로 두 가지 구종으로 타자를 상대한다.

문제는 초구 빠른공 비율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야구기록통계 전문사이트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서현은 초구 포심패스트볼 비율이 무려 88.3%나 된다. 10개 중 9개가 빠른공이라는 의미다. 그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아예 초구 빠른공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선다.

지난 8일 한화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때린 LG 천성호도 “초구 빠른공을 노리라는 코치님 말을 듣고 타석에 들어갔는데 그대로 공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한창 공이 좋을 때는 구위로 타자들 배트를 찍어눌렀다. 빠른공 구속이 150km대 후반을 찍으니 타자들이 알고도 당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선 구속이 150km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위력이 떨어지면서 타자들도 밀리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잘 해왔다. 김서현은 올 시즌 25세이브로 구원 부문 4위를 달리고 있다. 그가 뒷문을 지켜주지 못했다면 한화의 고공비행도 없었다. 팬들도 인정하고 있다. 올스타 팬투표 포지션 1위라는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김서현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다. 그는 “김서현도 사람이다. 전반기에 워낙 잘하다 보니 부진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라며 “모든 투수들이 한 번쯤 흔들리는 시기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가 창창한 김서현이 지금의 시련을 스스로 이겨낸다면 더 큰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팀과 개인에게 모두 큰 낭패가 될 수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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