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메이드 펀드 제명 검토 두고 시장선 “인수전 흥행 부진에 대한 책임전가 사전작업” 우려

테일러메이드 펀드 제명 검토 두고 시장선 “인수전 흥행 부진에 대한 책임전가 사전작업” 우려

▲ 테일러메이드가 퍼포먼스 스튜디오를 열었다. 사진=테일러메이드

투데이코리아=김성훈 기자 | F&F가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인수 작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은 가운데,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이하 센트로이드)가 정관상 사원 제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F&F가 이를 두고 운용사(GP)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형태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1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센트로이드는 지난 2021년 테일러메이드를 1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테일러메이드 최대주주였던 미국 PEF 운용사 KPS캐피털파트너스와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센트로이드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센트로이드는 회사를 함께 키워나갈 전략적투자자(SI) 선정을 놓고 고심을 이어가던 중 F&F가 같은 해 7월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기 위해 조성하는 펀드의 핵심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복수의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센트로이드는 인수대금 중 9000억원 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고 4000억원 가량은 중순위 메자닌 투자로, 나머지 6000억원은 에쿼티 투자로 조달했다. 다만, 연기금, 공제회 등이 투자자(LP)들이 지분 출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관에서 철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 속 F&F가 과감한 투자 의지를 밝혀 새로운 SI로 선정됐다.

 

F&F 측은 당시 후순위 지분 3580억원과 상환전환우선주(RPS) 2000억원에 투자하는 등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는 F&F에 앞서 SI로 선정된 더네이쳐홀딩스가 약정한 크게 웃도는 액수였다.

 

어려운 과정 속 인수에 성공한 테일러메이드의 실적은 크게 호전됐다.

2024년 연간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추정치는 2억2200만달러(약 3213억원)으로, 2020년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매출도 14억4400만달러(약 2조895억원)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러한 가운데 센트로이드는 올해 테일러메이드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테일러메이드의 매각 기업가치는 약 3~4조원 수준으로, 인수 당시에 비해 약 2배 규모였다.

 

▲ 충북 청주의 테일러메이드 골프볼 코리아 공장 전경. 사진=테일러메이드

다만, F&F가 SI로서 출자하면서 보장받은 사전동의권과 우선매수권 등 핵심 권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F&F는 2021년 당시 센트로이드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당시 전략적투자자(SI)로서 5537억원을 출자하며 사전동의권과 우선매수권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센트로이드 측은 사전동의권의 범위 안에 경영권 매각까지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법조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센트로이드가 F&F의 사전동의권을 무시하고 매각을 강행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센트로이드는 최근 F&F의 테일러메이드 매각 반대에 대응하기 위해 펀드 정관상 사원 제명 조항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로이드가 근거로 꺼내든 조항은 투자 펀드 내부 정관 제37조이다.

 

해당 조항은 ‘정관에 명시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특정 사원 및 그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사원총회를 개최, 총회의 특별결의에 따라 제명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항에서 언급한 제명 추진이 가능한 사유로는 출자 의무 불이행과 부정행위, 권한 없는 대표 행위, 기타 중요한 사유 등을 꼽고 있다.

그렇지만 F&F 측은 최대 출자자이자 SI로서 정관 및 관련 계약에 따라 투자자로서 권리를 적법하고 정당하게 행사해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F&F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펀드 정관상 제명 등 사유는 존재할 여지가 없으며 오히려 센트로이드가 당사의 권리를 무시한 일방적인 매각 등 GP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부적절하고 위법한 행태로 인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GP인 센트로이드가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도모하는 어떠한 조치에도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IB업계에서도 사원 제명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F&F의 사원 제명은 소요 기간 등을 차치하고서라도 실제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칫 테일러메이드의 인수전 흥행 부진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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