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동상이몽2’에서 정은혜, 조영남 부부가 2세에 대해 고민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은 400회 특집으로 꾸며져 지난 주에 이어 다운증후군 작가 정은혜 조영남 부부의 신혼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정은혜의 엄마는 딸을 처음 품에 안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엄마는 “26살에 은혜를 낳았다. 은혜를 품에 안으면서 장애인을 처음 봤다. 당혹스러웠다. 1990년대 사회 분위기는 장애인들이 사회에 나오지 않았다. 시설에 있거니 집에 가둬져 있었다. 그런 분위기였기 때문에 장애인을 많이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다운증후군 아이를 제 품에서 보게 됐으니 당혹을 넘어서 삶이 나락으로 떨어진 기분이었고, 울면서 지냈다. 그러다 갑자기 ‘왜 이렇게 슬프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슬픈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었다. 남들의 시선 때문에 한없이 불행하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의 중심은 우리라고 생각을 바꿨고, 은혜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 뒤로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은혜를 데리고 어디든 다녔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그러던 중 7살 연하의 지금의 남편을 만나 재혼을 했다고. 정은혜의 아빠는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아우라가 보였다. 이 사람이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고귀해보였다. 너무 멋지더라. 다운증후군 딸을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라 되게 당당한 존재로 대하는 모습이 섹시보였다”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은혜가 15살 때 처음 만났다. 저도 다운증후군 아이를 만난 건 은혜가 처음이었다. 근데 재밌었다. 춤을 좋아하고, 생기발랄했다. 존재 자체가 재밌었고, 참 새로운 경험이었다”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이 됐고, 둘째 아들까지 낳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정은혜의 교육 문제로 시련을 겪었다고. 도시의 큰 학교, 시골의 작은 학교, 대안학교까지 여러 학교를 다녀봤지만 결국 학교를 그만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엄마는 “은혜가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잘 하는데, 그 글을 보면서 은혜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는지 알 수 있었다. 그 때 시도한 교육은 은혜에게 ‘나는 장애인이야’라는 그런 정체성만 만들어줬다. 그런 존재로 내내 지내다가 순식간에 성인이 됐다”고 전했다.
정은혜 역시 “되게 힘들었다. 시선강박증도 있었고, 조현병도 왔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정은혜가 23살 때 처음 그린 그림을 보면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지금의 ‘작가 정은혜’가 될 수 있는 첫 걸음이 시작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정은혜는 남편 조영남과의 2세 고민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조영남이 가끔씩 아기를 가지고 싶다는 뜻을 보였던 것. 이에 정은혜 엄마는 “아기를 낳으면 잘 돌보고 키울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조영남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엄마는 “두 사람이 아이를 낳으면 가족의 책임이 되고, 뻔하게 그려지는 미래다. 엄마, 아빠는 먼저 떠나게 될테고, 그럼 은백이(정은혜 동생)가 그 뒤를 또 책임져야한다. 솔직히 둘이 아기를 낳아도 두 사람이 온전히 키우기 어려운 구조”라고 현실적인 문제를 이야기했다.
이를 들은 조영남은 “장모님 마음도 이해해요. 아이가 만약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면…장모님한테 떠맡길 수 없잖아요. 장인어른한테도 처남한테도 미안하고”라면서 “나도 장애인인데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 어쩌지?’ ‘교육은 어떻게 시키지?’ 걱정이 된다. 어려움이 많지 않냐. 또 사람들에게 놀림감이 되고”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처음 듣는 사위의 이야기에 “이런 생각을 하는게 안쓰럽고 슬프기도 하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2세에 대해서는) 계속 같이 고민을 해보면서 얘기를 해보자. 솔직하게 속마음을 이야기해주니까 너무 고맙다”고 했다.
이들 부부의 모습을 본 MC 김구라 역시 “현실을 본인들도 잘 알고 있지만, 사랑하니까 아기 욕심이 나는 것도 이해한다”면서 공감하고 다독였다.
사진=SBS 방송화면
오수정 기자 nara77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