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박선웅 기자]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손흥민에게 고마움과 그리움을 전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비카리오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달했다. 자신의 고향 우디네세, 손흥민과의 이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 등 여러 질문이 쏟아졌다.
올여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의 시간을 보낸 뒤, 로스 앤젤레스(LAFC)로 이적했다. 비카리오는 “가능하다면 손흥민과 영원히 함께하고 싶었다. 그는 인간적으로 너무나 좋은 사람이다. 2시즌 동안 같은 라커룸을 썼고, 함께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우리는 서로를 잊지 않을 것이다. 빌바오에서 함께 만든 그 밤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그날의 우리 주장이고, 나는 평생 그에게 고마울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았짐만, 손흥민이 자신의 커리어와 삶에서 해낸 걸 생각하면 정말 축하해주고 싶다. 그는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전했다.
비카리오의 말처럼 손흥민은 충분히 우승할 자격이 있다. 토트넘에서만 무려 10년을 보냈다. 그동안 자신과 함께 뛰었던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카일 워커, 위고 요리스 등 여러 팀 동료들은 모두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묵묵히 팀에 남아 헌신했다.
손흥민이 원했던 건 단 한 가지였다.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이루겠다는 각오였다. 그렇게 지난 시즌 손흥민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마무리도 완벽했다. 한국 팬들이 보는 앞에서 고별전을 치렀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으며, 일부는 감정에 북받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손흥민 역시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고, 동료들이 전부 다가와 위로해줬다.
토트넘의 레전드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손흥민은 통산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토트넘 역대 득점 4위, 출장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아가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 푸스카스상,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 선정 등 화려한 개인 커리어를 확보했다.
그리고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둥지를 틀었다. LAFC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2,600만 달러(약 361억 원)를 투자했다.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 신기록이다. 벌써부터 미국 현지는 온통 손흥민의 인기로 도배된 상황이다. 리오넬 메시에 이어 유니폼 판매율 2위를 차지했다. 도로 전광판에는 손흥민의 얼굴이 걸려 있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손흥민. 그가 왜 슈퍼 스타인지 증명했다. 손흥민은 지난 10일 열린 MLS 26라운드 시카고 파이어전에서 후반 15분 교체로 투입했다. 약 30분을 소화했지만 존재감이 남달랐다. 그는 후반 31분 역습 상황에서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공을 터치하는 순간 상대의 깊은 태클이 들어왔다. 이에 패널티킥이 선언됐다. 부앙가가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손흥민의 활약 덕분에 경기는 가까스로 2-2 무승부로 끝이 났다.
한편, 비카리오는 지난 서울에서 열린 고별전 이후 손흥민에게 다가가 이마 키스를 하며 애정을 표했다. 뿐만 아니라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감동적인 메시지도 남겼다. 당시 그는 “그야말로 전설이다. 우리 클럽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자, 무엇보다 훌륭한 성격을 지닌 사람이다. 당신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어 즐거웠고 영광이었다. 앞으로의 여정에 최고의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라며 작별을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