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유민 기자) 한화 이글스의 대권 도전 ‘마지막 열쇠’ 손아섭이 팀의 공격을 이끌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손아섭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손아섭은 3회초 1사 2, 3루 상황에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방면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팀의 선취점을 올렸다.
손아섭은 5회초 1사 2루 득점권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손주영과 6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두 번째 타점을 올렸다.
LG에 2-2 동점 추격을 허용한 7회초엔 신들린 슬라이딩으로 도망가는 득점을 올렸다.
한화는 선두타자 하주석의 안타와 손아섭의 볼넷, 바뀐 투수 김진성의 폭투에 이은 루이스 리베라토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달아났다. 리베라토의 뜬공 타구 때 3루 입성에 성공한 손아섭은 이어진 문현빈의 1루수 땅볼 타구에 홈 베이스로 내달렸다.
1루수 천성호의 송구가 손아섭보다 먼저 홈에 도착해 아웃 타이밍이었던 상황, 손아섭은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살짝 피하는 환상적인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손아섭은 9회초 선두타자 심우준의 2루타 이후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추가 득점에 힘을 보탰다.
5-2로 앞선 9회말 마무리 김서현이 2아웃 이후 갑자기 3연속 안타를 맞고 턱 밑 추격을 허용했으나, 이어진 2사 1루 상황 오스틴 딘을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고 팀의 승리를 지켰다.
이날 팀의 모든 득점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손아섭은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사실 제가 스타팅으로 나오고 바로 2패를 해서 굉장히 부담스럽고 마음의 짐도 컸다”며 “그래서 오늘 경기 전부터 명상도 하고 최대한 멘털을 콘트롤하려고 노력했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까 관중분들도 많이 오셔서 재미있게 했고, 그래서 결과가 오히려 잘 나왔던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7회초 홈 득점 과정을 두고는 “어떻게든 1점을 달아나야 하는 상황이라서 콘택트 플레이를 했는데, 생각보다 타구도 빨랐고 송구도 정확하게 도착했다. 슬라이딩을 하려고 하는데 이미 공이 들어와 있더라”며 “몸이 순간적으로 반응을 한 것 같다. 왼손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글러브에 공이 보이길래 오른손으로 들어갔다. (박)동원이에게 한 방 먹일 수 있어 기분 좋았다”고 회상했다.
이번 손아섭의 트레이드 이적은 사실상 한화의 대권 도전을 위한 마지막 열쇠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연히 당사자의 부담감이 가장 컸을 터다.
이에 손아섭은 “제가 FA 이적도 해보고 그전에도 워낙 인기 팀에서도 뛰어봤지만, 이번이 부담감은 제일 컸던 것 같다. 사실 며칠 동안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국 저를 필요로 해서 팀과 감독님께서 영입해 주셨기 때문에 그 부담감은 제가 짊어져야 한다. 제가 아직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기 때문에 지금의 부담감을 이겨내 보겠다”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다만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관한 질문엔 “경기가 아직 너무 많이 남아 있다. 다들 보셨다시피 1승이 안 될 때는 정말 힘들다. 오늘도 정말 힘들게 1승을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한국 시리즈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경문 한화 감독은 “(안치홍에게) 2루수 출전 기회를 주고 얼마나 잘 움직이나 볼 생각이다. 또 나중에 (손)아섭이가 상황에 따라 우익수도 나가보면서 둘을 활용할 예정이다. 일단 포스트시즌에 가게 되면 베테랑의 힘을 무시 못 하지 않나”라며 손아섭의 수비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손아섭은 “일단 몸 상태는 지금 다 준비는 잘 돼 있다. 저는 감독님께서 내보내 주시면 나가는 거고, 경기에 나가면 오늘처럼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싶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