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품목 관세를 최대 250% 매기겠다고 예고하며 대미 투자 압박을 계속하는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이에 발맞춰 미국 내 의약품 제조 시설 건설 기간 단축을 추진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1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FDA는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내 의약품 제조 시설 설립을 앞당겨 의약품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FDA PreCheck’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해외 의약품 제조에 대한 의존도를 억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뜻을 함께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프로그램은 지난 5월 필수 의약품 미국 내 생산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행정 명령에 서명한 것에 대한 일환으로, 의약품 제조 시설 건설이 5년에서 10년 걸리는 기간을 단축시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FDA는 미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의약품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제조되는 가운데, FDA의 승인을 받은 활성 의약품 성분(API)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API를 생산하는 미국 제조업체는 11%에 불과하다.
이번에 발표된 FDA Precheck 프로그램은 2단계 워크플로우로 구성됐다.
1단계는 시설 설계, 건설 및 사전 생산과 같은 중요한 개발 단계에서 FDA가 제조업체에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제공하는 것이다.
해당 단계에서 기업이 현장 운영 레이아웃 및 설명, 의약품 품질 시스템 요소, 품질관리 성숙도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는 ‘유형V 의약품 등록 제도(DMF)’를 통해 포괄적인 시설별 정보를 제공할 것을 권장한다. 시설별 DMF는 적절하게 의약품 신청서에 참조 사항으로 통합할 수 있다.
2단계 신청서 제출 단계는 사전 신청 회의 및 조기 피드백을 통해 신청서의 화학, 제조 및 통제 섹션 개발을 간소화한다.
아직 FDA PreCheck 프로그램의 시행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내달 30일 미국 메릴랜드주 실버 스프링에 위치한 FDA 화이트 오크캠퍼스에서 ‘의약품 및 생물학적 제품의 온쇼어링 제조’라는 공개회의를 개최할 것을 알렸다.
회의에서는 FDA PreCheck 프레임워크 초안 발표, 프레임워크의 강점과 기회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논의, 그리고 FDA 권한과 관련된 현재 온쇼어링 과제를 극복하기 위한 추가 고려 사항 모색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에 제조 시설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존슨앤존슨은 550억 달러, 아스트라제네카와 로슈는 각각 500억 달러, 일라이릴리는 27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그 외에도 인도의 오로빈도, 한국의 셀트리온, 영국의 히크마 등 제네릭(복제약) 및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조업체도 미국 진출 확장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