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억 FA 부진’ 어쩔 수 없는 현실인데…문제는 불펜 연쇄 부하, 이러다 전체가 무너진다

’78억 FA 부진’ 어쩔 수 없는 현실인데…문제는 불펜 연쇄 부하, 이러다 전체가 무너진다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가장 힘겨운 모습으로 패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8 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진 한화는 시즌 전적 60승42패3무(승률 0.588)를 마크했고, 1위 LG(65승41패2무)와의 격차는 3경기차까지 벌어졌다.

후반기 5선발을 맡았던 황준서가 지난 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관심이 모였던 이날 선발은 엄상백이었다. 전반기 15경기 64이닝 1승6패, 평균자책점 6.33으로 부진했던 엄상백은 후반기부터 선발 자리를 황준서에게 내줬고, 이날 후반기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김경문 감독은 “솔직히 이야기하면 좌투수를 하나 선발로 내려고 했다”며 “그런데 어차피 그 선수의 이닝이 길지 않으면 또 투수들이 계속 나가야 한다. 그래서 그냥 선발투수가 던지는 게 낫지 않겠나 생각해서 상백이한테 선발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긴 이닝’을 바라며 선발로 올린 엄상백은 1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면서 단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올라온 조동욱이 1⅓이닝 38구, 김종수가 4이닝 70구, 정우주가 1⅔이닝 40구로 생각보다 많은 공을 던져야 했다.

엄상백은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78억원에 FA 계약을 맺으며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KT에서 29경기 156⅔이닝을 소화, 13승(10패)을 기록했던 엄상백이 선발 한 자리를 안정적으로 맡아주리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엄상백은 이날 경기까지 19경기에 나서 70⅓이닝을 소화해 1승7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7.42까지 치솟았다. 선발 16경기, 구원 등판 3경기에 나서는 동안 무실점 경기는 단 1번. 퀄리티스타트는 2번 있었고, 평균 소화 이닝은 4⅓이닝으로 5이닝이 채 되지 않는다.

가장 답답한 사람은 아마 본인일 것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도 크고, 때로는 부담스러운 마음도 있을 테다. 거액을 안기고 데려온 선수인 만큼 어떻게든 활용하려는 벤치의 마음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빠르게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팀을 위한 결정이 ‘보직 이동’ 그 외에는 없는 듯 보인다.

믿음의 기간이 길어도 너무 길다. 많은 이닝 소화를 기대하고 데려왔지만 오히려 엄상백이 등판하는 날은 불펜 소모가 더 많은 날이 되어 버렸다. 9일 경기만 해도 오프너를  쓴 것보다 더 나쁜 결과가 됐다. 

심지어 정우주는 3연투였고, 3연투 후 이번주 4번째 등판, 4번째 팔꿈치 수술 후 복귀 시즌인 김종수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 전문 불펜인 김종수의 종전 한 경기 최다 투구수는 47구였다. 김종수는 지난 7일 대전 KT전 28구까지 3일 동안 총 98구를 던졌다.

이미 주중 3연전에서 불펜의 피로도를 확인한 상황에서 투수 엔트리를 보수적으로 운영했다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다. 김범수든 엄상백이든 조기 강판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한 투수를 1명이라도 올렸다면 과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이번주 한 번 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1위 경쟁 중인 LG에게 싹쓸이패를 당한다면 타격이 너무나도 크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선발 문동주를 믿겠지만, 문동주는 불과 4일 전 7이닝 10K 무실점을 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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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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