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가 尹 체포하려 했을 당시에… 대통령실, 황당한 짓 벌였다

공수처가 尹 체포하려 했을 당시에… 대통령실, 황당한 짓 벌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공수처 관계자들이 사다리를 이용해 차벽을 넘고 있다. /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시도했을 때 당시 대통령실이 민간인 시위대를 동원해 저지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연합뉴스가 9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1월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의 성삼영 행정관은 윤 전 대통령 체포가 임박했던 시점에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던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와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신씨는 탄핵 정국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집회를 개최하는 등 활동을 이어왔다.

신씨는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 체포에 나서기 전날인 1월 14일 오전 성 전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위기 상황에서 누가 도와주는데 이래라저래라하는 거냐”고 항의했다. 이어 “(대통령 관저 뒤에) 차 한 대만 놓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000명을 보내라고 하고, 언제 들어오는지도 모르는데 왔다 갔다 하라고 그러고, 도대체 뭔 작전을 세우는 것이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욕설과 함께 “위기 상황에서 시민단체를 예전처럼 ‘똘마니’로 두고 부려먹으려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성 전 행정관은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보다 앞선 1월 3일 밤 공수처의 첫 윤 전 대통령 체포 시도가 실패로 끝난 직후 성 전 행정관은 신씨에게 관저 인근 지도를 보내며 ‘지지자 결집’을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다. 그는 “별표 위치에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그곳에서 대비해줘야 한다. 매봉산 철책 넘으면 바로 관저”라고 설명하며 “현재 군경의 지원이 어려워 경호처 인력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 지지자 결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민노총 X들이 오늘 밤 등산로를 이용해 관저를 덮친다는 첩보가 있다. 산으로 침입할 경우 경호 인력만으로는 막아내기 어렵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다음 날 오후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관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으나, 관저 진입을 시도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성 전 행정관은 1월 13일에도 “1월 17일 12시에 점심을 한번 하려 한다”며 신씨와의 만남을 제안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성 전 행정관은 이후 1월 20일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다음 날,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헌법재판소 출석길 응원을 독려한 사실이 드러나 사임했다. ‘첩보’ 언급과 관저 인근 지도 공유 정황 등으로, 대통령실이 민간인 동원에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성 전 행정관의 상급자인 시민사회수석실 주관성 1비서관, 정호윤 2비서관, 정호성 3비서관은 체포영장 집행 당시에도 관저 내부에 머물며 윤 전 대통령을 배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연합뉴스에 “5t 트럭을 동원해 관저 정문을 막으라는 등 지속적인 요청이 있었으나 응하지 않았다”며 “서부지법 사태에도 대통령실이 관여돼 있었을 가능성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씨는 서부지법 난동을 교사한 혐의로 전광훈 목사 등과 함께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는 성 전 행정관의 입장을 들으려고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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