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중요한 순간에 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빅리그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의 팀 동료인 투수 덩카이웨이의 이야기다.
덩카이웨이는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덩카이웨이는 지난해 빅리그 데뷔 이후 6경기 만에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대만 출신 선수가 빅리그에서 승리투수가 된 건 이번이 9번째다. 2019년 9월 왕웨이중 이후 약 6년 만이다.
오프너 역할을 수행한 선발 맷 게이지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가운데, 팀이 2-0으로 앞선 2회초부터 덩카이웨이가 마운드를 책임졌다. 2회초에 이어 3회초를 삼자범퇴로 마감하면서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4회초 선두타자 제임스 우드에게 2루타를 내주며 득점권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CJ 에이브람스의 중견수 뜬공, 브래디 하우스의 중견수 뜬공, 나다니엘 로우의 삼진으로 이닝을 매조졌다.
덩카이웨이에게 큰 위기가 찾아온 건 5회초였다. 덩카이웨이는 조시 벨의 볼넷 이후 로버트 하셀 3세, 드류 밀라스에게 안타를 내주면서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덩카이웨이는 침착하게 투구를 이어갔다. 호세 테나의 1루수 땅볼 때 3루주자 벨을 홈에서 잡아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는 제이콥 영에게 병살타를 끌어내며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덩카이웨이는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7회초를 앞두고 조이 루체시와 교체되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경기는 샌프란시스코의 5-0 승리로 종료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덩카이웨이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4회초 무사 만루에서) 진정하고 심호흡을 하면서 다음 타자를 어떻게 상대할지, 또 어떤 공을 던질지 정리할 수 있었다. J.P. 마르티네스의 마운드 방문이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8년생 덩카이웨이는 대만 출신의 우완투수다. 2018년 루키리그를 경험했으며, 올해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마이너리그 통산 152경기(선발 117경기) 613⅔이닝 34승 37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올해 트리플A에서는 25경기(선발 4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3.67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빅리그에서 4경기 11이닝 평균자책점 9.82의 성적을 남긴 덩카이웨이는 지난 2일 빅리그로 올라왔다. 복귀전이었던 3일 뉴욕 메츠전에서는 3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두 번째 등판에서 아쉬움을 만회했다.
최근 한국인 투수들의 모습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심준석은 최근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루키 레벨 마이너리그 구단인 PCL 말린스에서 방출됐고, 고우석(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은 마이너리그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덩카이웨이는 “지난해에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서 던지다 보니 편안하지 못했고, 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는 마음가짐을 바꿨고, 잘 적응했다. 지금은 모든 게 잘 풀리고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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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