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이 로스앤젤레스FC(LAFC)에 이적한 이유 중 하나는 마음의 안정이었다.
손흥민이 LAFC 선수가 됐다. 지난 7일(한국시간) LAF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적인 축구 아이콘 손흥민을 영입했다”라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기본 2027년까지이며, 2028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조항에 더해 2029년 6월까지 추가로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과감한 도전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홋스퍼 주장으로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자타공인 토트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이번 시즌 개인 경기력과 팀 성적에 따라 일시적인 비판을 받을 수는 있어도, 토트넘에 있는 한 토트넘 팬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 터였다. 올여름 모하메드 쿠두스가 영입되긴 했지만 모건 깁스화이트 이적이 불발되고, 현재까지 2선 보강에 진척이 없어 다가오는 시즌 주전으로 뛰는 것도 가능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정든 영국을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향했다. 이적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테다. 우선 손흥민은 토트넘과 완벽한 타이밍에 작별하기를 원했다. 관련해 손흥민은 토트넘 팬들에게 전하는 작별 인사 영상에서 “토트넘에서 우승하길 꿈꿨고, 유로파리그를 들어올렸다”라며 “언제나 완벽한 순간에 작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월드컵이 북중미에서 열리는 것도 한몫했다. 내년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에서 개최된다. 조별리그를 치르는 16개 도시 중 미국에만 11개 도시가 있다. 여기에 캐나다 밴쿠버와 토론토는 MLS를 치르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고, 멕시코와는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등을 통해 맞붙을 여지가 있다. 즉 MLS 이적을 통해 월드컵을 대비할 만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손흥민도 2일 토트넘과 작별을 밝힌 기자회견에서 “월드컵이 가장 중요할 수 있다. 마지막 월드컵일 수 있어서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라며 간접적으로 월드컵과 MLS 진출의 관련성을 시인한 바 있다.
그렇다면 손흥민이 LAFC 이적 후에 공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LAFC는 8일 오전 구단 소셜미디어(SNS)에 손흥민이 이적 소감을 전하는 영상을 올렸다. 손흥민은 “여러 선택지가 있었고, 나는 행복해지기로 결심했다”라며 “10년 동안 입었던 것과 다른 유니폼을 들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하지만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LAFC는 손흥민이 충분히 편안함을 느낄 만한 요인이 많다. 연고지인 LA는 미국의 대도시 중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며, 날씨는 런던보다 좋다. 또한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32만 명의 한인이 있어 지역 적응 및 공감대 형성도 수월하다. 손흥민이 ‘전 동료’라고 언급했다가 황급히 ‘팀 동료’라고 표현한 위고 요리스가 있어 구단에 녹아들기도 더욱 좋을 것이다.
손흥민은 이러한 요소들을 언급하며 “퍼즐이 완벽하게 맞춰졌다”라고 행복해했다.
사진= LAFC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