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이사왔다’ 이상근 감독 “선한 사람 성장 표현하며 희열”

‘악마가 이사왔다’ 이상근 감독 “선한 사람 성장 표현하며 희열”

942만 관객 끌어모은 ‘엑시트’ 이후 6년 만에 신작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이상근 감독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깜깜한 무대 천막 뒤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 부르러 가기 직전의 마음이에요. 관중들이 내 노래를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하는 궁금증과 두려움 같은 거죠.”

6년 전 조정석·임윤아 주연의 영화 ‘엑시트’로 데뷔해 942만 관객을 끌어모았던 이상근 감독은 신작 ‘악마가 이사왔다’ 개봉을 앞둔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상근 감독은 “첫 작품을 할 때는 아무것도 몰라 편했는데, 이번에는 (시사회 이후) 3일째 잠을 못 자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걸 보여드려야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만족시켜드릴까 고민도 했지만, 결국 제가 잘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악마가 돌아왔다’는 이 감독이 11년 전 ‘두시의 데이트’라는 제목으로 쓴 초고를 발전시켜 탄생한 영화다. 새벽 2시가 되면 다른 인격이 깨어나는 선지(임윤아 분)와 그를 보호하는 이웃 길구(안보현)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았다.

이 감독은 “기본적으로는 (영화에) 선한 사람들이 나오는 걸 좋아한다”면서 “그들이 발전하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표현하면서 희열을 많이 느낀다”고 설명했다.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속 한 장면

[CJ ENM·외유내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 임윤아와는 ‘엑시트’에 이어 한 번 더 호흡을 맞췄다. 임윤아는 청초한 ‘낮 선지’와 악마 버전의 ‘밤 선지’를 모두 연기하며 한강에 뛰어들거나 얼굴을 한껏 일그러뜨리는 연기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임윤아에 대해 “작품을 한 번 같이 한 좋은 추억이 있던 터라 벽이 허물어져서인지 ‘얼굴 구기는’ 연기 등도 거부감없이 해줬던 것 같다”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덩치 큰 강아지처럼 순한 길구는 안보현이 연기했다. 이 감독은 “안보현은 누가 봐도 ‘알파 메일'(alpha male·우월한 남성) 같은 느낌이지만, 내면에는 작고 소중한, 고양이 같은 면도 있을 것 같았다”고 캐스팅 배경을 들려줬다.

임윤아와 안보현은 6일 열린 시사회에서 완성된 작품을 처음 본 뒤 입을 모아 “뭉클하고 찡했다”면서 감동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배우들이 작품을 좋게 보고, 자신이 잘했다는 걸 깨달은 게 제게는 선물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이상근 감독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상근 표 코미디’에 대한 철학도 밝혔다.

이 감독은 “가장 큰 기조는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희화화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의 영혼까지 박살 내는 것은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의 인격을 파괴하면서 웃음을 유발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고 ‘진라면 순한 맛’ 버전으로 할 수 있는 코미디를 실험적으로 해 보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피식피식 웃으며 캐릭터에 빠져들다가, 어느 순간엔 감동과 약간의 눈물도 있고, 마지막에는 좋은 미소로 끝나는 영화였으면 좋겠습니다.”

one@yna.co.kr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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