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때 손흥민과 공격 듀오를 결성해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을 이끌었던 손흥민의 단짝이자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최근 토트넘과 결별한 손흥민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손흥민보다 2년 앞서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케인은 친정팀 토트넘과의 친선경기 이후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 FC(LAFC)에 입단한 손흥민과 자신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파트너였다면서 전 파트너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스트라이커 케인은 8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친정팀 토트넘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 ‘텔레콤 컵’에 선발 출전해 전반 12분 선제골을 터트리며 바이에른 뮌헨의 4-0 대승을 이끈 뒤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언급했다.
그는 “손흥민과 그가 토트넘에서 보낸 커리어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며 “선수로서 나와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파트너십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좋은 유대감을 유지했고, 경기장에서 함께 뛰는 것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케인은 계속해서 “손흥민은 정말 멋진 사람”이라면서 “나는 손흥민의 친구로서 그를 잘 알게 됐다. 손흥민은 정말 겸손하고 좋은 사람”이라며 손흥민이 인간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아울러 “손흥민의 토트넘 커리어가 트로피와 함께 끝난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면서 “지난 시즌은 손흥민에게 정말 특별한 시즌이었고, 그에게 소중하게 간직될 시즌”이라며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기 직전 트로피를 들어올려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물론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의 공격 듀오로 불렸던 두 사람은 손흥민이 지난 2015년 토트넘에 입단했을 때부터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약 8년간 호흡을 맞추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합작골(47골) 기록과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14골) 기록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부터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던 손흥민과 케인은 특히 세계적인 명장 조세 무리뉴 감독 아래에서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속도감 있는 역습에 특화된 무리뉴 감독의 전술에서 케인의 포스트 플레이와 연계 능력, 그리고 손흥민의 공간 침투 능력과 마무리 능력은 두 사람을 ‘환상의 짝꿍’으로 만들었다.
2020-2021시즌 손흥민과 케인은 14골을 합작하며 과거 1994-1995시즌 전설적인 공격수 앨런 시어러와 크리스 서튼의 기록인 13골을 넘었고, 케인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2-2023시즌까지 총 47골을 함께 만들어내면서 첼시 시절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파드가 세웠던 기록(36골)을 크게 추월했다.
두 선수는 토트넘의 아픔을 함께한 사이이기도 하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케인이 전성기를 보내고 있었던 2018-19시즌과 2020-21시즌 대회 결승전에 올랐으나 패배해 준우승에 그친 경험이 있다. 2018-2019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에 패배했고, 2020-2021시즌에는 리그컵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무릎을 꿇으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우승에 목말랐던 케인은 리그컵 결승전에서 패배한 뒤 이적을 추진, 결국 2023년 여름 독일 최고의 클럽이자 매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꼽히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2023-2024시즌에는 아쉽게 우승을 놓치며 무관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마침내 분데스리가 타이틀을 차지하며 커리어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같은 해 손흥민도 무관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팀을 UEFA 유로파리그 결승으로 이끌었고,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정상에 오르면서 마침내 커리어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우승을 마지막으로 정든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쉽지 않은 결심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2일 국내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토트넘과의 결별을 공식화했고,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토트넘과 작별했다.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는 미국 LA였다. 손흥민이 이적시장 초반부터 자신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보냈던 LAFC의 손을 잡은 것이다. 손흥민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을 마치고 이틀간 휴식을 취하다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LAFC는 7일 손흥민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MLS 소식에 정통한 언론인 톰 보거트에 따르면 LAFC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토트넘에 약 2600만 달러(약 361억원)를 지불했다. 이는 MLS 역사상 이적료 최고액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한 손흥민은 전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제치고 MLS에서 세 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을 예정이다.
손흥민이 LAFC를 선택한 이유는 내년 미국을 포함한 북중미 3개국(캐나다·미국·멕시코)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때문이다. 손흥민은 2일 기자회견 당시 새로운 팀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고려해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인은 토트넘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 커리어를 시작한 손흥민에게 응원을 보냈다.
그는 “이제 (손흥민에게) 새로운 장이 열렸다. LAFC로 가게 된 손흥민에게 행운을 빌며, 곧 손흥민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며 전 동료의 밝은 앞날을 기원했다.
사진=SNS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