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제이홉(j-hope)이 미국 롤라팔루자 페스티벌의 판도를 바꾸며 K팝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사실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방송 35주년을 맞아 미국 시카고 현지에서 ‘배캠 인 롤라팔루자’를 진행했다. 지난 3일 방송에는 롤라팔루자 총책임자 휴스턴 파월(Houston Powell)이 출연해 제이홉이 남긴 영향력을 직접 언급했다.
휴스턴 파월은 “2022년 도자 캣이 성대 수술 문제로 하차한 이후 라이브네이션 관계자를 통해 제이홉이 솔로 활동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알고 있었지만, K팝은 잘 몰랐다. 제이홉의 공연이 얼마나 큰 문화적 순간이 될지 과소평가했지만 결과는 엄청났다”고 회상했다.
제이홉은 단 두 달 만에 70분짜리 단독 무대를 준비했고,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메이저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 자리에 올랐다. 당시 공연은 현장 관객 10만 명, 온라인 시청자 1900만 명을 기록하며 롤라팔루자 31년 역사상 최다 티켓 판매를 달성했다. 굿즈 매출은 100만 달러에 달했고, 공연 당일 시카고 시장과 페스티벌 설립자 페리 퍼렐이 직접 무대에 올라 제이홉을 소개하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미국 소셜 분석 기업 메이븐 로드(Maven Road)는 “그해 롤라팔루자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멘션의 69.8%가 제이홉에 관한 것이었고, 전년 대비 언급량은 4.4배 증가했다. 메탈리카 팬들에게 미안하지만, 2022년 롤라팔루자는 제이홉의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이후 롤라팔루자에는 매년 다수의 K팝 그룹이 무대에 올랐고, 타국의 대형 페스티벌들도 K팝 아티스트를 헤드라이너로 초청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휴스턴 파월은 “K팝이라는 새로운 음악 세계를 알게 해준 제이홉에게 감사하다. 제이홉 덕분에 내 시야가 완전히 넓어졌고 쇼도 훨씬 더 좋아졌다”며 “K팝은 열정적이고 멋진 세계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롤라팔루자를 열고 싶다”고 전했다.
제이홉은 지난달 14일 ‘롤라팔루자 베를린’ 무대에서 3년 만에 헤드라이너로 복귀했다. ‘롤링스톤 독일’은 해당 무대를 “챔피언스리그급 K팝 퍼포먼스”라 평가하며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예술과 문화 그 자체”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