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생성형 AI 서비스 중 가장 널리 쓰이는 ChatGPT의 사용자 질문 패턴이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 5억 명을 돌파한 OpenAI의 ChatGPT는 초기 개발자 중심의 코딩 중심 사용에서 벗어나 보다 일반 대중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Sensor Tower)가 2025년 3월부터 4월까지의 ChatGPT 주요 프롬프트(질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용자의 29%가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질문을 했지만, 이는 2024년 같은 기간의 44%에 비해 15%p 하락한 수치다.
이러한 감소는 단순한 일시적 변화라기보다는, ChatGPT의 사용자층이 더 넓고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로 해석된다. 동시에 ‘역사와 사회’, ‘경제·금융·세금’ 등 비기술적 분야에 대한 관심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 소프트웨어 개발, 여전히 1위…하지만 점유율은 30% 아래로
프롬프트 주제별로 보면, ‘소프트웨어 개발’은 여전히 단일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프롬프트의 29%가 여기에 해당한다. 사용자들은 코드 작성, 디버깅, 자동화 업무 등 실질적인 개발 업무에 ChatGPT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수치는 2024년 같은 기간의 44%에서 15%p 하락한 결과다. 특히 ChatGPT 도입 초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초급 개발자 그룹이 일정 수준의 독립적인 역량을 갖추며, 사용 빈도가 줄어든 것이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 역사·사회 주제 2위 부상…경제·금융은 가장 빠르게 성장
‘역사와 사회’ 관련 질문은 전체의 15%를 차지해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p 상승한 수치다. 정치, 문화사, 국제 관계 등 다양한 하위 분야에서 일반 이용자들이 AI를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는 방식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경제·금융·세금’ 카테고리의 급부상이다. 전체 프롬프트 중 13%가 이 주제를 다뤘으며, 이는 지난해 4%에서 세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주식시장 전망, 세금 신고, 글로벌 경제 트렌드 등 실생활에 직결되는 정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ChatGPT가 단순한 기술 도구를 넘어, ‘디지털 재정 어드바이저’ 또는 ‘정보 큐레이터’로 진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게 만든다.
◇ AI 자체에 대한 질문은 정체…기후변화 관심은 감소
‘AI 및 머신러닝’ 주제는 전체 프롬프트의 14%를 차지하며 여전히 상위권에 머물렀지만, 전년 동기 대비 1%p 하락했다.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지만, 기술 이해도가 높아지며 질문의 양은 정체된 모습이다.
반면, ‘기후 및 환경’ 관련 질문은 3%에서 2%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기후위기에 대한 세계적 우려가 실제 프롬프트 수요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고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 정치, 법률, 교육 분야도 꾸준히 상승세
그 외에도 ▲엔터테인먼트(8%) ▲교육 및 학계(7%) ▲법률(4%) ▲미국 정치 및 정부(3%) ▲테크 브랜드 및 플랫폼(5%)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자들의 프롬프트가 꾸준히 생성되고 있다.
이는 ChatGPT가 점점 더 보편적인 ‘일상 도우미’ 역할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교육 분야의 경우 대학 과제나 논문 초안 작성, 시험 대비 등에서 AI를 활용하는 모습이 흔해졌다.
◇ 전문가 “기술 편중에서 벗어나 ‘대중화 단계’ 진입 의미”
이같은 변화에 대해 기술·미디어 전문가들은 “ChatGPT가 초기 기술 중심에서 이제는 생활밀착형 AI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다”며 “초기 코딩 편향을 벗어나 전 세대를 아우르는 범용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분야에서 잘못된 정보가 전파되거나, 사용자들이 ChatGPT의 답변을 검증 없이 신뢰하는 사례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금융, 법률, 정치 등 고위험 정보의 경우, AI의 조언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전문가의 확인을 거치는 과정이 필수라는 점은 강조되어야 한다.
◇ “ChatGPT는 거대한 정보 소비 플랫폼으로 진화 중”
월간 5억 명 이상의 이용자가 ChatGPT를 사용하면서, AI는 단순한 ‘대답하는 기계’를 넘어,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학습하고 정보 흐름에 개입하는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센서타워의 데이터는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도구가 아니라, 정보 트렌드의 바로미터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용자들은 이제 ChatGPT를 통해 지식 습득은 물론, 실생활 문제 해결까지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생성형 AI 기술이 향후 어떻게 사회에 통합되어 갈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