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월 판매비중 19.4%, 2016년比 2배…테슬라, 최다판매 경신 유력
안전기준 5만대 상한 폐지에 미국산車 선전 이어질듯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한국과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 전제 조건으로 한국 수입차 시장 개방이 언급된 가운데 올해 들어 국내에서 미국산 자동차의 판매량과 판매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선전 때문으로,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산 브랜드는 안전 규제 5만대 상한 폐지 등 비관세장벽 철폐에 힘입어 올해 역대 최다 판매량과 최고 판매 비중을 기록할 것이 유력시된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7월 국내에서 팔린 미국산 자동차(승용 한정)는 7천362대로, 수입차 시장에서의 판매 비중이 27.2%에 달했다. 지난달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4대 중 1대는 미국산이라는 뜻이다.
올해 1∼7월 미국산 자동차 판매량도 3만2천69대로, 판매 비중(19.4%)은 20%에 육박했다.
10년 전인 2016년 연간 기준 1만8천735대(8.2%)의 미국산 자동차가 팔린 것으로 고려하면 올해는 7개월 만에 이에 2배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한 셈이다. 판매 비중은 2배 이상 늘었다.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의 비중은 2019년까지 8∼9%대를 유지하다 2020년 12.0%로 뛰어올랐고, 2021년 14.1%, 2022년 10.7%, 2023년 9.8%, 2024년 15.1%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선전은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이끌고 있다.
테슬라는 2023년부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산 저가 모델Y를 내세워 지난해 2만9천754대라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고, 올해는 모델Y의 부분 변경 모델 ‘모델Y 주니퍼’ 출시 효과에 힘입어 1∼7월에만 이에 육박하는 2만6천585대의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테슬라는 올해 5월에는 2017년 국내 수입차 시장 진출 후 처음으로 월간 판매 1위 브랜드에 오르기도 했다.
테슬라가 원활한 물량수급을 전제로 이러한 추세를 이어갈 경우 올해 약 4만5천대의 연간 판매량으로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럴 경우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의 판매량과 판매 비중도 역대 최다,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산 자동차의 선전은 안전기준 5만대 상한 폐지 등 관세 협상에 따른 수입차 시장 비관세 장벽 철폐에 따라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세 협상 타결 후 “한국은 협상 과정에서 미국산 자동차 안전기준 수용을 약속했다”며 “현재 제작사별 연 5만대인 자동차 안전기준 동등성 인정 상한을 철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이 원산지인 차량에 대해 제작사별 연간 5만대에 한해 미국의 안전기준을 충족하면 한국의 안전기준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는데, 이번에 5만대 상한을 폐지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현재까지 5만대를 넘는 (미국) 제작사가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우리 자동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올해 테슬라가 이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 유력해 비관세 장벽 철폐로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은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여기에다 미국산 픽업트럭에 적용됐던 배기가스 기준 등이 완화할 경우 수입 증가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요구대로 전기차 규제 완화와 안전기준 면제가 이뤄진다면 테슬라가 가장 큰 수혜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했다”며 “테슬라의 선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