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북, 희토류 제공하고 중국서 반도체 들여와”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 정찰총국 산하 121국(사이버전 지도국)이 슈퍼컴퓨터를 갖고 있다는 미국 연구진 주장이 나왔다.
톰 래미지 한미경제연구소(KEI) 경제정책분석가는 통일부가 5일 유튜브 채널로 공개한 ‘새로운 북한’ 주제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기밀 해제된 미국 정부의 정보 보고서 등을 검토한 결과 “121국이 수입 컴퓨터를 사용해 제작한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미국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용해 자체 슈퍼컴퓨터를 만든 사례가 있다”며 “이는 121국의 슈퍼컴퓨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짐작하게 한다”고 말했다.
래미지 분석가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평양·평성·원산에 반도체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북한은 최소 1곳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갖고 있는데 ‘평양 111호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평양 은정첨단기술개발구 내 국가과학원에 위치한 이 공장은 1970년대 유엔 공업개발기구 지원을 받아 설립돼 1986년 완공됐으며 1989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북한 반도체의 수율(생산된 제품 중 양품의 비율)은 낮았으며,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공정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또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과학기술대학은 모두 반도체 관련 학과를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자체 생산이 미흡한 북한은 외교관이 외교행낭으로 밀수하거나 해외 주재 무역회사를 통해 들여오고 있다”면서 “북한이 보유한 희토류 원소를 중국에 제공하고 반도체 접근권을 확보한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반도체 개발과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미국의 반도체 등 전략자산 수출 통제와 제재가 없었다면 북한이 얼마나 더 발전했을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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