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예감하고 던진 롯데 데이비슨 “폐 끼치고 싶지 않았다. 꼭 가을야구 하길”

마지막 예감하고 던진 롯데 데이비슨 “폐 끼치고 싶지 않았다. 꼭 가을야구 하길”

롯데 외국인투수 터커 데이비슨이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를 끝으로 팀을 떠난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터커 데이비슨(29)은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 역투로 시즌 10승(5패)을 올렸다.

롯데는 데이비슨의 활약에 힘입어 KIA를 7-1로 제압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롯데는 시즌 58승3무45패를 마크하며 3위를 굳건히 했다.

데이비슨에게는 이날 경기가 롯데에서의 마지막이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데이비슨과 오늘(6일) 경기를 마친 뒤 면담을 실시했다. 내일(7일) 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계약한 데이비슨은 22경기 평균자책점(ERA) 3.65, 이닝당출루허용(WHIP) 1.39의 성적을 남기고 팀을 떠나게 됐다.

데이비슨의 고별전이 된 6일 경기가 종료되자, 롯데 선수들은 데이비슨과 함께 마운드에 둥글게 모여 기념 사진도 촬영했다.

촬영이 끝난 뒤에는 물세례도 이어졌다.

데이비슨은 동료들이 자신에게 물세례를 할 걸 미리 예상하고, 그라운드에 앉아 ‘어서 물을 뿌리라’고 손짓했다.

그의 마지막 등판을 보러 온 가족들도 덕아웃 옆에서 이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롯데 외국인투수 터커 데이비슨이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를 마친 뒤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흠뻑 젖은 그는 곧바로 취재진과 만나 “참 많은 감정이 올라온 날”이라며 “새로운 곳에 와서 10승을 거둔 것 자체로 무척 기쁘다. 10승은 대학교 이후로 아마 처음일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나 역시 한 사람으로서 슬픈 감정이 드는 게 사실이다. 내게 따뜻하게 다가와준 동료들과 프런트 직원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슨은 ‘롯데에서의 마지막 등판이란 걸 알고 던졌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혀 예상 못 한 일은 아니”라며 “지난 몇 달간 좋지 못한 성적을 냈고,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은 포스트시즌(PS) 진출을 노리는 팀이다. 내가 폐를 끼쳐선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근 좋지 못한 성적이 이어지며 (교체를) 예감하곤 있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슨은 한국에서 느낀 게 많다.

그는 “한국에서 많은 타자들을 상대하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쉽게 삼진을 당하지 않는, 항상 전투적이고 공격적인 타자들과 상대하며 배운 게 많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휴대전화를 안 꺼둘 것”이라며 웃은 뒤 “기회만 온다면 당연히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데이비슨의 대체 선수로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 출신의 우완 빈스 벨라스케스를 영입할 공산이 높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유력한 선수인 건 맞다”면서도 “지금 추진 중인 계약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롯데 선수들이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를 마친 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된 외국인투수 터커 데이비슨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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