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방출이 확정된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위로하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함께하는 동안 보여준 팀을 위한 헌신에도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롯데는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14차전에서 7-1로 승리했다. 지난 5일 0-2 무득점 패배를 당했던 아픔을 씻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롯데의 이날 경기 승리 수훈갑은 단연 선발투수로 출격한 데이비슨이었다. 데이비슨은 6이닝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KIA 타선을 압도했다. 최고구속 151km/h, 평균구속 147km/h를 찍은 패스트볼을 앞세워 쾌투를 보여줬다.
데이비슨은 지난 7월 3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4실점 난조에도 타선 득점 지원 속에 시즌 9승을 따냈던 가운데 이날 10승 고지를 밟았다. 아홉수 없이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고 선수 커리어에서 의미 있는 순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데이비슨은 마냥 10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없었다. 경기 종료 후 박준혁 롯데 단장은 데이비슨과 긴급 면담을 진행, 구단이 데이비슨을 방출하는 결정을 내렸음을 알렸다.
데이비슨은 이날 KIA전까지 2025시즌 22경기 123⅓이닝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의 성적을 기록했다. 표면적으로 나쁜 스탯은 아니었지만 선발평균 이닝 소화가 5⅓이닝에 그쳤고, 6월 이후에는 10경기 4승4패 평균자책점 5.20으로 슬럼프가 길었다.
롯데는 2025시즌 현재까지 3위를 질주, 2017년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를 향해 순항 중이다. 다만 1위 한화 이글스와 2위 LG 트윈스를 4경기 차로 쫓고 있는 상황에서 더 강력한 외국인 투수 영입 필요성을 느꼈다. 포스트시즌 운영까지 고려한다면 1경기를 더 확실하게 책임져 줄 수 있는 투수를 찾아야 했다.
롯데는 일단 오는 7일 오전 KBO에 데이비슨 웨이버 공시를 위한 행정 절차에 돌입한다. 데이비슨을 대체할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은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할 계획이다.
데이비슨은 경기 종료 후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방출 결정에) 슬픔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구단과 동료, 프런트가 도와준 모든 부분에 감사한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도 데이비슨과 별도로 미팅을 진행하고 그 동안의 노고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단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데다 늘 성실한 훈련 태도를 보여준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김태형 감독은 “데이비슨의 고별전이 되었는데 마지막 등판을 너무 잘 던져주며 유종의 미를 장식한 것 같다”며 “데이비슨의 전반기 활약으로 팀이 현재의 순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본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데이비슨은 좋은 워크에식과 실력은 갖춘 선수다. 향후 더 큰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 선수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슨은 “감독님과는 게임을 마친 뒤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내게 ’10승을 축하한다’는 얘기부터 해주셨다”며 “내가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기 때문에 팀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하시더라. 전반적으로 내게 고맙다는 표현을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