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눈에 안 띄려 했는데”…오태곤 ‘역전 결승 홈런’ 이런 비화가→”역시 죽으라는 법 없다” [현장 인터뷰]

“감독님 눈에 안 띄려 했는데”…오태곤 ‘역전 결승 홈런’ 이런 비화가→”역시 죽으라는 법 없다” [현장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인천, 최원영 기자) 결국 해피엔딩이다.

SSG 랜더스는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5-4로 짜릿한 한 점 차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3연전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이뤘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오태곤이었다. 단 한 타석 만에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꿨다.

오태곤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0-2로 끌려가던 SSG는 6회 1사 1, 3루서 현원회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1-2 추격했다. 이후 2사 1, 2루 득점권 찬스서 채현우의 대타로 오태곤이 등장했다. 삼성 우완투수 이승현의 초구, 슬라이더는 볼이었다.

이어 오태곤은 이승현의 2구째, 134km/h 슬라이더를 공략해 비거리 125m의 역전 중월 3점포를 때려냈다. 단숨에 4-2로 점수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분위기를 가져온 SSG는 결국 5-4 승리를 차지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오태곤의 대타 3점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운을 띄웠다. 이 감독은 “6회 현원회가 1타점을 기록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후 오태곤의 3점 홈런이 터지면서 승리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오)태곤이가 이번 경기의 히어로(Hero)다”고 칭찬했다.

승리 후 만난 오태곤은 홈런 상황부터 돌아봤다. 그는 “슬라이더를 노려서 친 것은 아니다. 이승현 선수가 패스트볼, 슬라이더 위주로 투구하는 투수더라”며 “두 개 중 어느 구종이든 스트라이크존만 잘 설정해 놓고 내 스윙을 하려 했다.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경기 전 강병식 타격코치와 타격 폼에 변화를 준 것도 주효했다. 오태곤은 “코치님께서 자세를 교정해 주셨다. 왼쪽 어깨가 너무 빨리 열린다고 하셔서 그 부분을 (고치기 위해) 연습했다”며 “코치님과 둘이 타격 훈련을 했는데 옆에서 보시던 조동화 코치님도 ‘야 이게 더 좋은데?’라고 하시더라. 그게 경기에 그대로 나와 나도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까지 오태곤은 88경기서 시즌 타율 0.205, 대타 타율 0.200, 득점권 타율 0.186 등에 그쳤다. 그는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시는데 내가 잘 못 쳤다. 대타로 나가 잘하는 게 쉽진 않지만 계속 (찬스를) 놓치니 스스로 작아졌다”며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지만 ‘타석에 안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오태곤은 “첫 번째로 대타를 준비하는 선수는 감독님 옆에서 스윙을 하곤 한다. 그런데 난 안에 들어가 있었다”며 “감독님이 나를 찾을까 봐, 감독님 눈에 안 띄려고 그랬다. 그때 오준혁 코치님이 오셔서 경기에 나갈 준비를 하라고 하시더라. ‘그래, 사람 죽으라는 법은 없지. 해보자’는 각오로 임했다”고 전하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솔직히 한 타석 만에 결과를 내는 게 힘들긴 하다. 그라운드에 잠깐, 3분 정도 나갔다가 못 치면 나 때문에 경기에서 진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내가 쳤다면 어땠을까’ 하게 된다”며 “이번엔 운 좋게 (홈런이) 나와 목숨을 연장한 것 같다. 정말 사람 죽으라는 법은 없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마음의 짐이 한결 가벼워졌는지 물었다. 오태곤은 “짐을 조금 덜었다. 한두 번 못 쳐도 감독님이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오태곤은 “사실 타자들이 경기 후 남아서 스윙 연습을 하고, 날이 더워도 일찍 나와 타격 훈련에 임하고 있다. 투수들이 잘 버텨주고 있음에도 결과가 잘 안 나와 미안한 마음이 컸다. 남은 경기에선 야수들도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실시간 인기기사”

Author: NEWSPIC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