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도림, 이창규 기자) 정일우와 정인선, 윤현민을 앞세운 ‘화려한 날들’이 KBS 주말극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더세인트 그랜드볼룸에서 KBS 2TV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정일우, 정인선, 윤현민, 천호진, 이태란, 신수현, 손상연, 박정연, 김형석 감독이 참석했다.
‘화려한 날들’은 ‘인간은 누구에게나 화려한 날들이 있다. 지금이든, 과거에서든, 앞으로든. 각기 다른 의미로 만나게 되는 화려한 날들에 대한 세대 공감 가족 멜로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김형석 감독은 “우리 작품의 매력포인트를 생각해봤는데, 시청자를 잡기 위한 수많은 변종들이 있지 않나. 우리는 진심어린 정통극으로서의 따뜻함, 눈물, 애틋함 모두를 갖춘 작품이다.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소현경 작가님을 존경하고 믿고 있고, 대본이 나왔을 때도 너무 좋았다. 소 작가님의 섬세한 대본을 얼마만큼 진짜처럼 잘 녹여낼 수 있는가 매번 연구하는 자세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며 “이 작품이 작가님의 ‘아버지 3부작’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전작들과 차별성을 가지는 건 세대 간의 갈등이다. 드라마 소재로 삼아서 하는 게 아니라 많은 과정에서 토론이 있었고 이 작품을 통해 논쟁적으로 토론이 벌어졌으면 한다. 아버지 3부작으로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 때 시청률 보증수표로 꼽혀온 KBS 주말극은 ‘신사와 아가씨’ 이후 처음으로 30% 시청률이 깨진 데 이어 지난해 방영된 ‘다리미 패밀리’는 20% 시청률도 기록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그나마 전작인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가 최고 시청률 21.9%를 기록하며 한숨을 돌렸다.
이런 가운데 ‘화려한 날들’은 ‘황금빛 내 인생’으로 최고 시청률 45.1%를 달성했던 김형석 감독과 소현경 작가가 다시 뭉친 만큼 또다시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
이에 김 감독은 “제가 받았던 시청률 기록을 깨는 게 목표인데, 현실이 그렇진 못하지 않나. 대신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고, 충분히 재밌는 드라마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30%의 시청률을 목표하고 있다면서 시청률 공약은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빈말이 될 수 있지만, 그런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 다만 이 작품을 두고 시청자분들이 좋은 드라마라고 할 거라는 것만큼은 확신한다. 아쉬운 부분들이 있겠지만, 충분히 좋은 드라마, 가치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NA 드라마 ‘굿잡’ 이후 약 3년 만에 이지혁 역을 맡으며 복귀하는 정일우는 “16년 만에 KBS로 돌아오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고, 또 3년 만의 복귀라서 연기에 대한 갈망이 컸다”며 “소현경 작가님과는 ’49일’ 이라는 작품으로 연을 맺었는데, 좋은 작품 제안해주셔서 사활을 걸고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호진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선배님과 연기를 준비하면서 제 아버지와 저와의 관계도 생각 많이 했다. 장남 역할을 맡았는데 저도 장남이다. 선배님과 가까워지고 싶고 친해지고 싶어서 말씀도 많이 드리고 했는데, 빨리 마음을 열어주셨다. 연기에 대한 조언도 해주시고, 이끌어주시고 밀어주시고 해서 배우고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만족을 표했다.
극중 이지혁의 아버지인 이상철 역을 맡은 천호진은 “제가 배우로서 복이 많다. 제 성격이 좋지 않은데 주변이 너무 좋다”며 “정일우와 처음 만났을 때도 어색함 없이 먼저 스스로 다가와줘서 편했다. 제가 돈이 없어서 밥은 못 사줬는데 먼저 다가와서 밥을 같이 먹고 편하게 촬영에 임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배우로서 사명감까지는 아니지만 책임감이 있다.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지독한데, 그 현실의 지독함을 순화시켜서 ‘이런 문제들이 있지 않나’라고 던져주는게 배우와 제작하는 이들의 몫이다. 뭘 던져주며 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고, 지금 현실이 이러니까 어떻게 해결해보자는 제안이다. 그런 면에서 주말드라마의 역할이 크다”고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지은오 역을 맡아 1996년 데뷔 후 처음으로 KBS 주말극에 출연하게 된 정인선은 이전의 작품들과의 차이점에 대해 “제가 이렇게 긴 호흡의 드라마를 해본 게 처음이다. 그 부분이 걱정이 많았고, 연기를 해나가면서 언젠가는 긴 호흡을 해나갈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시작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촬영할 때 선배님들, 오빠들과 이야기하면서 해나가고 있고,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조금은 더 저다운 모습으로 임하고 있다”며 “성격적인 면도 그렇고, 제 목소리가 생각보다 저음인 편이라서 캐릭터에 따라 목소리 높이는 적도 있었는데, 은오라는 캐릭터와 제 성격이 맞닿아있는 지점이 있다. 편하게 표현할 수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기대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금수저 박성재 역을 맡은 윤현민은 “화려한 부잣집 아들일 것 같지만 억눌려왔던 사연이 많은 외로운 남자다. 많은 부분을 연기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스펙과 가정 환경들이 완벽할 것 같지만, 또 인간적이고 뒤에서 가진 외로움이 큰 친구라 뻔한 재벌 아들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았다. 스토리 나오게 되는 시점이 되면 과감하게 보여드릴 것”이라며 기대를 높였다.
끝으로 김 감독은 “무조건 재미있는 드라마로 기억되고 싶고,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게 말초적인 자극이 아니라, 진심으로 나오는 재미 눈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고 한 두씬 기억에 남도록 노력하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화려한 날들’은 9일 오후 8시 첫 방송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