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배구는 올해 7월 VNL 최하위로 추락해 대회에서 퇴출되는 등 내리막을 걷고 있다. VNL 퇴출로 국제경기가 크게 줄어들었고, 안방에서 열리는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국제여자배구대회’에서도 들러리 신세가 불가피하다. 사진제공│FIVB
한국여자배구는 2021년 2020도쿄올림픽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23년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17년만의 노메달 수모를 겪었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30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올해 7월엔 VNL 최하위(18위)로 추락해 대회에서 퇴출되기 이르렀다.
VNL 퇴출의 여파는 크다. 지난해까지 VNL 최하위는 VNL의 하위대회 격인 국제배구연맹(FIVB) 챌린저컵으로 강등돼 계속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챌린저컵이 폐지된 탓에 한국은 아시아배구연맹(AVC)이 주최하는 대회와 초청대회 외엔 국제경기가 많지 않다. 배구계에선 “VNL 퇴출로 강팀들과 경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잃었다”고 아쉬워한다.
이에 대한배구협회는 12일부터 17일까지 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릴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국제여자배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아르헨티나(12일), 프랑스(13일), 스웨덴(15일), 일본(16일), 체코(17일)와 맞붙는다.
참가 팀들의 수준이 높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22일부터 태국에서 열릴 2025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FIVB 랭킹 역시 일본(5위), 체코(13위), 프랑스(15위), 아르헨티나(18위), 스웨덴(23위) 모두 한국(39위)보다 한 수 위다. 과거 VNL에 잔류했던 시절엔 이 정도 수준의 팀과 꾸준히 맞붙었지만, 이젠 초청대회를 열어야 겨우 맞대결을 성사할 수 있다.
현재로선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국제여자배구대회’에서 들러리 신세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지금의 부침을 잘 이겨내야 국제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 2026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와 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등 랭킹포인트를 쌓을 기회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까닭에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국제여자배구대회’를 통해 내년을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내년을 잘 넘기면 국제경쟁력 회복과 주요 국제대회 복귀 등을 노릴 수 있다. 특히 2026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는 2027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와 2028 LA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는 매우 중요한 대회다. 한국은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8일까지 담금질을 이어간 뒤 진주로 이동할 계획이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푸에르토리코)은 “이번 대회 출전 팀들은 객관적 전력이 우리보다 앞선다. 그러나 지난 2년동안 성장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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