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꿈꾸던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 안우진의 커리어가 뜻밖의 사고로 암초를 만났다. 복귀를 코앞에 두고 소속팀 2군 훈련 도중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게 되면서, 빅리그 도전 시나리오가 최소 2년 이상 늦춰지게 됐다.
키움은 5일 “안우진이 정밀검진 결과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의 인대 손상으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복귀는 내년 중·하반기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의 부상은 2일 고양 야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 직후 발생했다. 경기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157km/h의 강속구를 뿌렸다. 하지만 훈련 종료 후 벌칙성 ‘펑고 훈련’ 도중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었다.
문제는 그가 해당 훈련에서 제외를 요청했음에도 코치진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투수에게 펑고 훈련을 시킨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또한 선수가 스스로 부상을 우려해 의견을 전달했음에도 강행된 훈련은 결과적으로 커리어에 치명타가 됐다. 안우진 입장에선 억울함과 허탈함이 클 수밖에 없다.
안우진은 이미 국내 무대에서 확실한 성과를 입증한 특급 투수다. 2022년에는 30경기에서 196이닝을 소화하며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탈삼진 224개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KBO리그 간판 투수로 올라섰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빅리그 진출 의지도 강했다.
그러나 2023년 시즌 막판 팔꿈치 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으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후 안우진은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재활과 병역 의무를 병행하기로 했다. 국가대표 경험이 없던 그는 병역 혜택도 받을 수 없어, 7시즌 이상 1군 등록 일수를 채워야만 빅리그 진출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69일, 164일을 등록해 요건을 만족했다. 하지만 나머지 4시즌은 부분 등록으로 인정받아 총 4시즌만을 채운 상황이었다. 이후 3시즌이 더 필요했으며, 이를 앞당기기 위해 내년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노리고 있었다. 만일 한국이 WBC 8강 이상 성적을 거두면 20일이 추가 인정돼 2020년(130일)과 합쳐 한 시즌 요건을 채울 수 있었다. 또한 올 시즌 잔여 일수 6일 이상 등록 시 2021년(139일)과 더해 또 한 시즌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 계획대로라면 2026시즌 전까지 6시즌을 채우고, 2027년을 끝으로 포스팅 자격을 얻는 구조였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인해 이 모든 시나리오는 물거품이 됐다. 안우진은 내년 초 WBC 출전은 물론, 2026시즌까지 사실상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시즌을 더 뛰어야만 자격이 주어지며, MLB 입성 시점은 만 31세 이후로 늦춰지게 됐다. 또한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WBC 대표팀 구상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원태인(삼성), 문동주(한화), 송승기(LG), 소형준(KT), 그리고 베테랑 김광현(SSG)·류현진(한화) 조합으로의 재정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