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다. 더위를 피해 캠핑장, 계곡, 바다로 떠나는 이들이 많아지는 시기다. 이맘때 특히 조심해야 할 질병이 있다. 바로 식중독이다.
고온다습한 환경은 식중독균이 증식하기 좋은 조건이다. 특히 야외에서 조리하거나 보관할 경우, 잠깐만 방심해도 식재료가 쉽게 상한다. 식중독에 걸리면 고열, 복통, 설사, 구토를 겪게 되며 휴가의 낭만은 단숨에 악몽으로 바뀐다.
즐거운 휴가를 망치지 않으려면 식중독 예방 수칙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식재료 구매부터 보관, 조리, 섭취까지 단계별로 지켜야 할 핵심 예방법 4가지를 정리했다.
1. 장 볼 땐 구매 순서와 시간을 지켜야
고온 환경에서는 식중독균이 빠르게 번식한다. 여름철에는 장을 볼 때 구매 순서와 시간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냉장식품을 실온에 오래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먼저 쌀, 라면, 통조림처럼 냉장이 필요 없는 식품부터 담는다. 다음은 과일과 채소, 마지막으로 육류·어패류·냉동식품 순으로 장바구니에 넣는다. 이렇게 하면 온도에 민감한 식품이 외부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여름철에는 식재료 구매를 1시간 이내에 마치는 것이 좋다. 특히 육류와 어패류는 구매 즉시 아이스박스나 아이스팩으로 보관해야 한다. 제품의 유통기한과 보관 표시도 꼼꼼히 확인한다. 포장이 손상돼 있거나 냄새가 이상하면 바로 제외한다.
2. 캠핑장·계곡에서 아이스박스 관리가 핵심
야외에는 냉장고가 없으므로 아이스박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방법이 잘못되면 식중독 위험이 오히려 커진다. 고기, 생선, 과일, 채소, 음료는 각각 작은 아이스박스에 나눠 담는다. 특히 생고기와 채소를 함께 보관하면 교차오염 우려가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한다.
생고기와 어패류는 밀봉해 보관하고, 채소와 과일은 육즙이 닿지 않도록 완전히 분리한다. 칸막이가 있는 전용 박스를 쓰면 더 안전하다.
아이스박스는 차량 트렁크에 두지 않는다. 여름철 주차된 차량 내부 온도는 60도까지 오를 수 있다. 그늘이나 텐트 안처럼 비교적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3. 바비큐·어패류 조리 시 온도 체크는 필수
캠핑장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는 바비큐다. 하지만 육류나 어패류를 충분히 익히지 않으면 살모넬라, 캠필로박터, 장염비브리오균 등에 감염될 수 있다.
고기는 중심 온도가 85도 이상으로 1분 이상 유지돼야 한다. 단순히 색으로 익은 정도를 판단하지 말고, 휴대용 식품 온도계를 사용하는 것이 정확하다.
어패류는 수돗물로 2~3회 세척하고, 장과 아가미를 제거한 뒤 충분히 익힌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여름철 따뜻해진 바닷물에서 빠르게 증식한다. 생굴, 회, 조개류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회는 회를 뜬 지 4시간 이내에 섭취하고, 상온에 오래 두지 않는다. 날로 먹을 때 복통을 일으킬 수 있는 아니사키스 기생충 감염도 조심해야 한다. 오징어나 고등어처럼 생식이 잦은 생선류는 반드시 익혀 먹는다.
4. 조리 후 섭취까지는 2시간이 넘지 않아야
야외에서는 조리된 음식을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햇볕이 강한 날에는 음식 내부 온도가 빠르게 상승한다.
조리 후에는 2시간 이내에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남은 음식은 즉시 아이스박스에 넣어 보관한다. 이미 상한 음식은 다시 가열해도 식중독균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조리하기보다 소량씩 나눠 조리하는 편이 낫다. 조리한 음식은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둬야 한다.
식수는 지하수나 계곡물을 피하고, 생수를 준비하거나 반드시 끓인 뒤 식혀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휴가철 식중독 예방법 총정리
1. 냉장·냉동식품은 장볼 때 가장 마지막에 담는다.
2. 육류와 채소는 다른 아이스박스나 칸막이로 완전히 분리해 담는다.
3. 고기는 중심 온도 85도 이상으로 익힌다.
4. 조리한 음식은 2시간 안에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