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상장되면 4배 수익” 10억 편취해 도박한 사기꾼[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기]

“NFT 상장되면 4배 수익” 10억 편취해 도박한 사기꾼[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기]

[편집자 주] 서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사기 범죄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능화, 조직화, 대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기의 종류와 수법 등도 다양하면서 검(檢)·경(警)의 대응도 임계치에 다다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사기 범죄에 대한 경각심 확대 차원에서 과거 사기 범죄 사건을 재조명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기(꼬꼬사)’를 연재합니다. 사기 범죄의 유형과 수법 그리고 처벌에 이르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만약 발생할 수 있는 범죄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사진=챗GPT 달리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2024년 2월 22일, 주식투자에 관심이 많던 C씨에게 A씨가 접근했다. 자신이 과거 근무했던 주식투자 컨설팅 업체의 회원이었던 C씨를 노린 의도적 접근이었다.

“상장이 확정된 NFT 사업이 있는데, 상장만 되면 최소 4배의 수익이 발생합니다. 저에게 투자하시면 NFT 사업에 투자해서 수익금을 지급해드릴게요.”

A씨의 말은 확신에 차 있었다. 평소 투자에 적극적이던 C씨는 큰 의심 없이 A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과거 주식투자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했다는 경력이 신뢰를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시작된 송금, 멈추지 않는 요구

2024년 2월 26일, C씨는 첫 투자금으로 1000만원을 A씨 명의 증권계좌로 송금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A씨는 연일 C씨에게 연락하며 추가 투자를 요구했다.

“NFT 시장이 예상보다 좋습니다. 지금 더 투자하시면 수익이 배가될 거예요.”

“상장 일정이 앞당겨졌는데, 최소 투자 금액을 맞춰야 합니다.”

C씨는 A씨의 말을 믿고 계속해서 돈을 보냈다. 2월부터 5월까지 3개월여 동안 C씨가 A씨에게 송금한 금액은 총 33회에 걸쳐 무려 10억9612만6000원에 달했다.

사실 A씨는 C씨에게 접근하기 전인 2024년 2월 1일부터 이미 온라인 도박에 빠져있었다. 도박 사이트 ‘F’에서 ‘카지노 홀덤’ 게임에 처음 50만원을 걸며 시작된 도박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도박으로 돈을 잃기 시작한 A씨에게 C씨는 새로운 ‘자금원’이었다. A씨는 C씨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NFT가 아닌 도박 사이트에 쏟아 부었다.

A씨는 2024년 2월 1일부터 5월 11일까지 총 351회에 걸쳐 42억1535만3000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로 ‘카지노 홀덤’ 도박을 벌였다. 딜러와 플레이어가 각자 카드 2장을 받고 공유 카드와 함께 족보를 겨루는 이 게임에서 A씨는 C씨의 투자금을 모두 날려버렸다.

사진=챗GPT 달리

◇연인과 지인까지 속인 연쇄 사기

도박으로 돈을 잃은 A씨는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이번에는 연인 G씨를 노렸다.

2024년 5월 13일, A씨는 G씨의 집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네가 평소 캠핑도 좋아하고, 우리가 결혼하고 아기도 낳고 하면 차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보험료, 취득세 등에 필요한 1000만원 정도만 지원해주면 네 명의로 차를 출고해서 선물해주겠다.”

사랑하는 연인의 달콤한 약속에 G씨는 4일 동안 총 1686만1000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차는 물론 약혼반지조차 받지 못했다.

A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과거 알고 지내던 지인 R씨에게는 “생활비 20만원을 빌려주면 한 달 뒤 갚겠다”며 접근해 총 130만원을 편취했고, 온라인에서 만난 V씨에게는 “누나가 아프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이전에 사기를 당해 집안에 빚이 있다”며 동정심을 자극해 140만원을 가로챘다.

◇소액 사기까지 마다하지 않은 탐욕

도박빚에 허덕이던 A씨는 수십만원짜리 소액 사기까지 저질렀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 이미 사용한 상품권을 ‘미사용 상품권’이라고 속여 팔거나, 게임 내 화폐인 ‘메소’를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판매한다며 선입금을 요구했다.

심지어 A씨는 성명불상의 범죄조직과 손을 잡고 자신의 계좌를 제공하는 대가로 사기 수익금을 나눠 가지기도 했다. 또한 휴대전화 회선을 불법 개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제공하기까지 했다.

지난 6월 4일 법원에서 A씨에 대한 선고가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이영선)는 A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이 근무하였던 주식투자 컨설팅 업체 회원인 피해자에게 투자손실을 보전해주겠다며 접근해 10억여원을 편취하고, 3개월간 42억여원에 달하는 도박을 했다”며 “피해자들의 애정과 신뢰, 동정심을 이용해 돈을 편취한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지금까지 피해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고인도 피해회복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엄중한 처벌의 이유를 밝혔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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